샌퍼난도 밸리에 거주하는 한인 최모(54)씨는 최근 본인을 ‘홈 임프루브먼트 세일즈퍼슨(HIS)’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의 방문을 받았다. 지붕과 페인트가 낡았는데 최첨단 인스펙션을 해주고 저렴한 가격에 고쳐 주겠다는 제안에 최씨는 솔깃했다.

이 남성은 주변 지역에서 프로모션을 실시해 특별히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다운페이로 500달러를 요구했고 최씨는 그 다음주 인스펙션부터 하자는 약속과 함께 체크를 건넸지만 사기로 드러났다. 최씨는 “이후 연락도 안되고 다시 찾아 오지도 않았다”며 “명함에 주정부 마크와 라이센스 번호까지 있어 믿었는데 경솔하게 돈을 건넸다”고 후회했다.

개학 시즌을 앞둔 여름 이사철을 맞아 가주 전역에서 무면허 컨트랙터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 컨트랙터 라이센스를 총괄하는 가주컨트랙터면허국(CSLB)이 홈오너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컨트랙터는 주택 건설부터 리모델링, 페인팅, 도로 포장과 지붕 및 전기 작업 등을 해주는 이들로 주택 등 부동산의 상태를 좋게 하고 가치를 높여 준다.

다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무자격자나 무능한 컨트랙터에게 일을 맡겼다가 더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정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 여기에 사기꾼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CSLB는 최종적으로 컨트랙터를 선택하기 앞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다각도로 검토할 것을 권하고 있다. 복수의 후보를 상대로 폭넓은 평판도 조회를 하라는 것인데 최소한 3명 이상의 컨트랙터와 직접 접축하고 각각 3명 이상씩으로부터 최근 작업에 대한 평가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주에서는 500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CSLB에 등록돼 있고 보증과 보험에 가입된 컨트랙터를 고용하도록 법제화 돼 있다. 무면허 컨트랙터를 고용했다가는 일처리가 제대로 될 것을 기대하기 힘들고 나중에 더 많은 비용 청구에 시달릴 수도 있다.

여기에 작업자가 부상을 당해도 오너까지 곤란해질 수 있으며 만약 잘못 작업된 부분이 생기면 이를 원상복구 또는 개선하기 위해 당초 예산보다 더 많은 지출이 뒤따를 수도 있다.

주정부가 발급한 라이센스를 보유했느냐 여부는 CSLB 웹사이트(www.cslb.ca.gov)나 전화(1-800-321-CSLB(2752))로 확인할 수 있다. 또 CSLB는 컨트랙터를 선택하기 전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웹사이트(http://www.cslb.ca.gov/Consumers/Hire_A_Contractor)에 게시해 두고 있다.

가장 흔한 사기 수법으로 특히 시니어들을 노리는 방법으로는 앞서 최씨의 사례처럼 집을 방문해 지붕, 페인트, 솔라 패널 또는 다른 주택 관련 보수를 저렴한 비용에 해준다고 제안하는 식이다. 일단 돈을 받고 나면 다시 안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라이센스를 가진 컨트랙터지만 사기를 치려고 무료 인스펙션 등을 제안하기도 한다. 검사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배전, 배관, 지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가치 하락과 위험성을 강조하는데 전형적인 겁을 주는 수법이다. 주택 오너가 다른 인스펙션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겁에 질려 하지 않아도 될 공사를 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한술 더 뗘 당장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기꾼들은 오너가 다른 업체를 골라서 비교해 볼 시간이나 면허증을 체크할 여유나 평판도 조회를 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법이 정한 수준 이상의 다운페이를 요구하기도 한다. 고개의 재료를 구입하거나 작업자들에게 미리 급여를 줘야 한다는 이유를 대는데 가주 법이 정하는 다운페이는 1,000달러와 전체 비용의 10% 중 적은 쪽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