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으로서 발전된 부분들을 몸소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유학을 결정한 미국이었다. 하지만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은 내가 예상했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고, ‘살아보니 미국도 문제가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건 한국이 훨씬 낫다’, 난데없는 애국심이 생기기도 했다. 예전에 동경하던 마음과는 확연히 멀어진 미국이지만, 배울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중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특색있고 발전된 도시들을 보고 있자면 서울에만 모든 것이 집중된 아쉬운 한국의 모습이 떠올라 부러운 마음이 들곤 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멋모르는 어렸을 적에는 볼거리와 할 거리가 넘쳐나는 서울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점점 자라나면서 유행만 타면 빠르게 바뀌는 서울의 풍경과 사람들이 붐벼 모든 것이 가득 찬 서울이 마냥 좋지 않아졌다. 직접 겪은 복잡함과 분잡함은 불균형적인 지역발전이 얼마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그나마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인구와 시설을 분포하겠다던 신도시들은 어쩜 하나같이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는지, 그 지역의 매력은 다 지워진 모습이었다.
분명 미국 또한 발달이 덜 된 지역이 많고 완벽히 균형적인 지역발전을 일궈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관광과 첨단 산업의 메카인 서부, 경제와 교육의 중심지인 동부, 휴양지와 농공업이 발달한 남부, 그리고 고루 발달한 중부로 나눌 수 있듯 서울에 유독 집중된 인프라와 비교했을 때 사회기반시설이 훨씬 여러 도시에 흩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지역마다 특색있는 풍경은 미국 전역을 더욱 매력 있게 만든다.
예쁜 것이 참 많은 한국이라고 생각되어 다양한 형태의 도시가 발달한 미국을 볼 때 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지역 고유의 모습을 유지하고 발달시킨다면 미국의 도시들 못지않게 훨씬 더 매력적일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서울에 살아가는 이들은 숨통이 조인다는 느낌이 덜 들 수 있도록, 서울 이외의 지역인들은 결핍이 덜 느껴질 수 있도록 그렇게 각자의 도시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그리워지는 다채로운 도시들이 한국에도 공존했으면 좋겠다.
<이수연(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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