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s well that ends well.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주말 골프 중계를 마치며 해설자가 한마디 합니다. “Nicely done!” 멋지게 잘 해냈군요. 나~이쓸리 던! 끝까지 참고 기다리며 줄곧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다가 마침내 승리하는 챔피언 골퍼. “Nicely done!” 멋지게 잘 해냈군요. 나~이쓸리 던!
늘 생각나는 골프 슬랭(slang, 속어) 하나. "장갑 벗어봐야 알지!" 끝나 봐야 안다는 것. ‘18홀’은 결코 짧지 않은 골프 여정. 처음 한 두 홀에서 경사 났다고 너무 좋아할 일도 아니요, 마찬가지로 전반 몇 홀 망쳤다고 쉽게 포기할 일도 아닌 게 바로 골프! 결국, 누가 마지막에 웃음 짓는가? 마지막 18홀까지 다 끝나 봐야 안다는 것. 끝이 좋아야 다 좋은 거지. 암, 그렇고말고, Indeed!
무릇 모든 경기가 그러하듯, 인생 또한 끝나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주(競走)? 누가 좀 빨리 앞서 가는 듯 해도, 또 누군 좀 더디 뒤쳐진 듯 보이긴 해도, 마치 '토끼와 거북이' 경주처럼, 결국 끝판에 누가 어떻게 골인(goal in)하는가? 그게 바로 핵심.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과연 어떤 경주를 어떻게, 또 왜 하는가? 라는 문제. 한평생 달리다 끝내 마칠 경주의 '골인'은 과연 무엇이던가?
All's well that ends well.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스스로 챔피언 골퍼이자 또한 TV 골프 해설가로서도 ‘한 소리 하는’ 쟈니 밀러. Been there, done that! 나도 다 해 봤다구. 실제로 골프 경기의 산전수전 모두 몸소 겪어 본 그가 아니던가. 그래서 거리낌없이 말하는 거지. 시시때때로 ‘정치적 위선’[political correctness]을 과감히 내던지며 ‘있는 대로’[as is] 촌평을 쏟아내는 쟈니 밀러. 바로 그분의 입에서 “Nicely done!”이란 찬사를 듣는 건 진짜 기분 좋은 일. He means what he says. 진정으로 그렇다니까.
끝날 때 장갑 벗으며 미소짓는 챔피언 골퍼에게 드리는 찬사, “Nicely done!” 진짜 멋진 표현이죠. It’s really nice to hear that.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결국, 마침내, 끝끝내, 해 내지 않았는가. 하나같이 모두 기라성같은 동료 골퍼들을 이겨내고, 멋지게 닥친 일을 해 내지 않았는가. “Nicely done!”
그다지 찬사에 능하지 않은 골프 해설가의 입에서 나온 “나이쓸리 던!” 소리에, 홀연 사도 바울의 고백이 들립니다. "I have competed well; I have finished the race; I have kept the faith."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2 Timothy, 4:7) 말년에 순교(殉敎)하기 직전, 사랑 제자에게 한 고백. 이제 장갑 벗을 때가 가까이 옴에, 스스로 돌이키건대 경주를 잘 마쳤다는 유언같은 자백.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른 건, 그분이 이제 곧 상봉하게 될 주님의 입에서 바로 “Nicely done!” 이란 말씀을 듣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나홀로 즐거운 상상 때문이었다는 것.
All's well that ends well.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과연 무엇을 푯대(標-)로 삼고 달려야, ‘모든 것 끝난 뒤’ "Nicely done!" 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걸까.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섰을 때, 그런 촌평(寸評)에 합당한 ‘달리기’란 과연 무엇인가를 깊이 사색(思索)하는 9월. 글구보니, 어느덧 가을! 어둑어둑 해질 무렵, 어느새 가을 색을 완연하게 두른 낙엽들이 즐비한 산책로를 걸으며 가만히 되새기며 묻습니다. “All's well that ends well.” 그렇다면, 유종(有終)의 미(美)란?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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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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