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큰 오판은 그가 장사꾼 출신으로 일정 정도 양보하면 매수가 가능한 인물로 봤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그의 위협적인 언사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연극이라는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중국공산당과 한국정부를 포함한 좌파진영이 트럼프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이익을 탐하는 장사꾼이라 약간의 전술적 후퇴로 만족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사실 얕잡아 본 것이다. 막스주의로 무장한 중국쪽 이론가들이 이렇게 판단했고, 마치 동시적 공감이 이루어진 것처럼 북한 그리고 한국의 좌파 집권자들도 그랬다.
한국의 우파진영에서도 일부 이런 해석에 공감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장사꾼 트럼프가 대업을 망친다 인데 북한을 폭격 안한다고 투정하는 것이었다. 장사꾼 트럼프라는 인식이 중국과 한국의 좌파 진영에 보편적으로 퍼졌고 우파진영에서도 일부 확산됐다. 그래서 좌파는 트럼프를 전혀 비난하지 않고 칭찬 일색인 것 같다. 그들은 얄팍한 장사꾼이 걸려들었다고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좌파진영은 ‘노벨평화상’ 운운 하면서 트럼프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견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좌파진영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트럼프를 견인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라는 약점을 크게 보았다. 그래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 마디를 미국에 전달해 회담을 이끌어냈고 회담장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1, 2항에 담아서 미국을 속였다고 여겼을 것이다. ‘선평화체제 구축 후 비핵화’ 이런 것이 선언문에 담겼다고 확신했던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 6월 미북 정상회담 때 종전선언을 유인해서 한국과 중국 정상까지 참여하는 확대정상회담과 ‘종전선언 견인’의 장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당시 청와대가 싱가포르 호텔을 예약하고 미·북이 불러줄 것을 기대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런 모든 행보가 중국과의 공감에 기초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당시 시진핑도 싱가포르 방문을 희망했다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북한은 아주 끈질기게 회담 이후에는 미군 유해 송환조치 단 하나만으로 뭉개면서 11월 중간선거 약점을 활용하여 종전선언을 끈질기게 유도했다. 당연하게도 중간선거 전에 미국과 2차 회담을 열고자 했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내입지가 견고해지고 지지율이 50%에 이르면서 중간선거 전 회담은 무산되었다.
그러자 북한은 아셈회의를 앞두고 미·중·러 외교 라인을 바쁘게 가동해서 연합전선을 형성해 놓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셈 참석을 ‘제재완화 유도’의 장으로 활용하려 했다. ‘종전선언’이 막히자 ‘UN제재 완화’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아셈회의에서 유엔 안보리 국가인 프랑스, 영국이 모두 ‘CVID’를 말하며 제재완화에 응하지 않았고, 의장 성명으로 ‘유엔제재 지속과 CVID’를 못박아 버렸다. 또한 교황이 흔쾌히 방북을 수락한 듯 했지만, 그것 역시 ‘초청장이 오면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갈 수도 있다’ 는 정도의 외교적 수사였음이 확인되었다.
이로써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중국이 연합 전선으로 얻으려던 종전선언과 제재완화가 모두 무산된 것이다.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아예 내년으로 옮길 의향을 내비쳤다. 하반기의 아주 중요한 공군기 동원 한미 연합훈련은 연기해놓고 말이다. 즉 북한에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 외교 국면이고 자발적 비핵화 조치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즉 회담을 연기하고 북한에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폼페이오가 말했다. 조만간 고위급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말이다. ‘비핵화 리스트 가져오든지 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북한은 미·중·러 연합전선에 기초하여 아셈과 교황을 고려한 연합전선 전술로 제재완화를 미국에 압박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특명 사신 겸 외교관처럼 움직였으니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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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한미자유연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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