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참여가 왜 그리 중요한가?
미국이 자랑하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란 국민이 주인이 되어 자기를 대변할 대의원을 뽑아 의회로 보낼 권리를 갖는 정치제도를 말한다. 대의원을 뽑는 과정을 선거라고 하며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투표권인 것이다. 여기에서 특히 새겨야 할 점은 ‘투표’란 주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권리인 동시에 반드시 참여하여 행사를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한 양면성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투표참여를 하지 않는 행위는 ‘주인이 주인이기를 포기하고 집나간 떠돌이가 되겠다는 말’ 과 같다. 끔찍한 일이다. 한편, 태어난 조국을 떠나 미국에 입양국민이 된 우리 미주 한인들에게 투표 참여란 또 다른 의미의 절실한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거대한 고요의 바다와 같은 합중국 미국의 물 밑에서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과 혜택을 좀 더 차지하는가를 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 경쟁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유태계가 미국의 힘을 통째로 빌려 살기 띈 눈총 속의 외로운 조국 이스라엘을 잘도 지켜 나가는 것을 보며 부러워하기만 하고 있다. 답을 알면서도 손을 놓고 딴전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력 신장만이 우리의 잘 살길이요, 나아가 강대국 사이에서 고전하는 조국 대한민국에 외교 지원군이 될 수 있는 절묘한 카드인데 손에 쥐고도 이를 쓰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위안부 인권 미 연방의회 의결, 잇따른 위안부 기림비 설치의 각 지역 확산, 그리고 2014년 버지니아 동해 병기안 주 의회 가결 등은 강대국 일본의 막강한 외교력과 치밀한 로비 운동을 한인 동포들의 미숙한 정치력만으로도 보기 좋게 이겨 낼 수 있었다는 결과에서 커다란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워싱턴은 과연 안녕 하신가?’ 묻고 싶어진다. 정치 1번지 워싱턴의 정치력 신장, 풀뿌리 운동의 지향성은 사라지고 동포 대표 조직인 한인회는 시대에 따른 세대교체를 거부하며 회칙 타령이나 하는 노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미주 한인 정치력 운동에서 뉴욕의 유권자 시민 연대가 한참 앞서 있고 최근에는 보스턴과 L.A를 기반으로 한 KAA(Korean American in Action)라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시작되고 있는데, 1번지 워싱턴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앞장 설 리더를 내지 못했으면 뒤에서 받쳐줄 풀뿌리 군단을 동원하는 성의를 보다 철저히 실행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게만 했더라도 지난 여름 국회의사당 풀뿌리 참여인원 600명을 800명으로 늘려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기만 하다.
한인회를 맡은 사람들은 누가 더 정치력 신장을 잘할 수 있는가를 경쟁해야 한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지도부도 한국학교를 한글 언어학당으로 한정하지 말고 유태계와 같이 민족학교로 운영하여 한국학교의 방대한 조직을 내가 제안했던 ‘실행적 민주 교육’ 개념의 계기교육을 실행하여 한인 투표율을 현 40-50% 수준에서 유태계의 80-90% 실적을 쫓아 적어도 60-70%는 도달하는 기초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력 신장은 한인 모든 조직과 단체가 힘을 합해 이룩해야할 생존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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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원 재미한국학교 협의회 자문이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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