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한미자유연맹은 신원식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초청하여 시국 안보 강연회를 열었다. “여러분은 전쟁과 평화 중 어떤 것을 선호합니까?” 라고 질문을 던진 신원식 장군은 “모두들 평화를 선택하겠지만 전쟁과 평화는 같은 항렬에서 질문하면 안된다. 전쟁의 목적은 보다 나은 평화를 위해서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평화정책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9월 19일 평양에서 체결된 군사 분야 합의서를 두고 “우리 군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신체 포기 각서나 다름없다”고 혹평하면서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는 절대적인 가치인 안보 태세를 허물었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친북정책으로 대한민국 국가 기반이 파괴되고 국가 안위가 위험해졌다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도와 미국의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조지 마셜 장군의 직언이 유명하다. 어느 날 루즈벨트 대통령이 의회를 설득해 항공기 예산을 따낸 것을 축하하는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다. 모두 축하하는데 유독 처음 보는 장군만이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래서 루즈벨트가 그에게 말을 붙였다. “이왕이면 대통령께서 조종사 양성 예산도 함께 따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조종사 양성에도 엄청난 돈이 듭니다.” 마셜의 직언 한마디에 파티 분위기는 썰렁해졌고, 몇 해가 흘러 2차 세계대전이 터졌다.
백악관에 올라 온 신임 육군참모총장 후보 명단을 보고 대통령이 물었다. “몇 년 전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던 그 장군이 누구죠?” 직언한 마셜을 기억한 것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기라성 같은 장군들을 제치고 파격적으로 마셜을 참모총장에 임명했다.
마셜의 직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대통령께서 듣기 좋은 이야기보다 ‘듣기 싫은 직언’을 더 하겠습니다.” 임명장을 받으며 한 말이다.
군(軍)을 전혀 알지 못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초 주한미군에 대한 생각은 위험한 수준이었다. 만약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나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같은 장군들의 직언이 없었다면 한·미동맹은 지금 어디에 가 있을지 모른다.
9·19 남북군사합의를 놓고 날이 갈수록 한국 국민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모든 군사합의는 철저히 등가(等價) 협상이어야 한다. 한국이 절대적으로 북에 유리한 전력 (戰力)은 제공권이다. 북은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를 휴전선 바로 위에 배치하고 있다. 지난 합의가 진정한 ‘등가 협상’이었다면 비행금지 구역과 장사정포 사이에서 뭔가를 주고받았어야 했다.
더욱이 동맹국과 한국군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는 너무 성급히 해치웠다. 벌써 “비행금지구역 한강 하구로 확대”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등가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반드시 북의 장사정포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북의 양보(일부 후방배치 등)를 받아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고 비행금지구역 확대로 장사정포 도발을 초기에 감시할 수 있는 공중 정찰 능력을 포기한다면, 이는 등가 협상이 아니라 적을 이롭게 한 이적(利敵) 협상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김정은을 다시 만나겠다고 한다. 청와대는 벌써 비핵화가 가까워진 듯 한 분위기에 들떠 있다. 문 정부는 예비역 장성들의 고언을 외면하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다. 더욱이 동맹국과 한국군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너무 성급히 해치웠으니. “남북군사합의가 한국군의 손발을 묶어 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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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한미자유연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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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이건않인것같다.왜그리서둘르는지.정은이는.아무것도말하지않는데.울나라에서조급함에빠져있는것같아.참안타깝다정은이속샘는?울대통보다.한쉬위다끌려다니것뉴스보면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