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이 되면 거리에서 이전보다 더 큰 소리를 듣게 된다. 음악 소리, 사람의 발자국의 소리, 떠드는 소리, 그런 가운데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롤 소리가 있다. 그 소리를 또한 잠재우는 조용한 종소리가 있다. 구호단체에서 빨간 냄비에 구호금을 모으는 사랑의 종소리도 있다. “땡그랑! 땡그랑!”이 소리는 쇠와 쇠가 부딪혀 떨려 귀에 들린다. 그러나 그 떨리는 소리는 가슴에 올 때는 울림으로 들려온다. 단순한 쇠 떨리는 소리만이 아니라 마음의 울림으로 들려오게 된다.
그 큰 울림은 바로 사라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가슴의 현악이 되어 한동안 연주가 된다. 그 연주는 사랑의 울림이 되고, 따뜻한 마음이 되어 추운 겨울에도 사랑의 꽃을 피게 한다. 종소리의 떨림이 마음의 울림이 된 것이다.
김상욱 씨가 쓴 “떨림과 울림”이라는 책을 보면 모든 우주는 떨림과 울림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모든 물체는 움직이면서 자체로 파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 떨림에 대하여 사람들은 반응을 하는데 그 반응이 울림이라고 했다. 그 떨림은 무엇이고, 울림은 무엇일까? 떨림은 현상이고, 울림은 반응이다. 모든 사람의 삶은 다 떨림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의 출생, 결혼, 생일, 입학, 합격, 개업 등등 모든 것들은 다 우리 앞에서 이루어지는 떨림이다.
지금 우리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 다 떨림이 되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충격적 떨림, 어떤 것은 미미한 떨림, 어떤 것은 놀라운 떨림, 두려운 떨림, 원한과 원망의 떨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울림으로 다가오느냐가 더욱 더 문제이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에 대한 해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혼식도 중요하지만 가정의 삶이 더 중요한 것이다. 어느 누가 태어나고 죽었느냐는 것보다 그 태어남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이다.
12월은 성탄의 계절이고, 송구영신의 계절이다. 12월은 우리의 삶을 떨게 한다. 그 떨림이 두려운 떨림만이 아니라 기분 좋은 떨림, 춤추는 떨림, 밖으로 나가서 놀고자 하는 떨림, 마음의 분주한 떨림이 된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내 마음에 어떤 울림이 되어 이 시간과 공간에 있는 내가 반응을 하느냐 하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하다. 한참 울다가 누가 죽었느냐고 묻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죽은 것에 대한 슬픔을 가슴으로 느끼는 그런 울음을 울어야 한다.
캐롤송을 부르고, 선물을 사고, 파티를 하는 것이 그냥 떨림이 아니라 울림이 되어야 한다. 마음이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격하고, 감화시키는 그런 성탄축하가 되어야 한다. 성탄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울림의 삶을 살아야 한다.
설령 삶은 끊임없는 떨림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그 떨림이 그냥 두려움, 슬픔, 미움과 절망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울림을 갖고 살아야 한다. 그 울림은 옆 사람에게 전달되고, 또 전달되어 함께 울림이 되어야 한다. 비록 삶은 떨림이 있을지라도 우리 마음은 울림이 되어 노래가 되고, 음악이 되고, 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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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MD 워싱턴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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