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보약에 대하여 설명을 드렸고, 경옥고와 공진단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치료 한약으로서의 처방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한약 하면 보약만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그렇지 않다. 한의학은 수천년전부터, 서양의학과 현대화가 이루어지기 훨씬 전부터 치료의학으로서 제 역할을 당당히 해왔다. 항생제나 기타 양방의학의 보급이 없던 시절, 단순한 감기라도 제때에 치료하지 않았으면 큰 병으로 번져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다다를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한의학은 수많은 치료 한약으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던 것이다. 아직도 한약으로 치료제로서 운용 중이며, 난치병에도 적합한 처방이 주어진다면 차도를 볼 수가 있다.
한약 처방 안에 들어가는 한약재에는 크게 세 가지 품질의 약재가 있다. 상약 120종은 수명을 기르고 하늘에 응한다. 독이 없어 많이 복용하거나 오래 복용해도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이 약재들은 몸을 가볍게 하고 기를 보태며, 늙지 않게 하고 수명을 늘리게 한다. 중약 120종은 성품을 기르고 사람에 응한다. 독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으니 살펴서 알맞게 써야 한다. 병을 막고 허약한 것을 보한다. 하약 125종은 병 치료를 주로 하고 땅에 응한다. 독이 많으니 오래 복용할 수 없다. 한열의 나쁜 기운을 제거하거나 뭉친 덩어리를 깨뜨려 병을 낫게 한다. 이 약은 약성이 오로지 공격하는 것이니 맹렬한 독기가 몸의 조화를 깨뜨린다. 늘 복용하면 안되서 병이 나으면 그만 복용해야한다. 여기서 독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독’이 아니라, 한의학에서 표현하는 치료하는 약으로서 그 작용이 세다면 독으로 표현을 하였다. 안심하셔도 좋다.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지나치게 쓰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럴수록 한약 처방을 받으실 때는 경험이 많고 진단을 정확히 해내는 전문한의사의 진료로 받으시는 것을 권유드린다. 그렇지 않다면 부작용을 경험하게 될 수 있고 위험할 수도 있다.
전문한의사가 처방하는 한약 처방은 크게 16가지 정도의 카테고리가 있다. 각 카테고리 안에는 무수히 많은 처방들이 있다. 결국, 먼저 진단을 받으셔서 내가 어느 카테고리에 있는지 전문한의사가 판단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이고, 그 다음 단계는 그 카테고리 안에 속한 무수히 많은 처방 중에서 나에게 맞는 처방을 고르는 것이다. 처방을 선택하는 기준은 책에서 배울 수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고, 엑기스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임상경험에 따라서 그 판단력이 더 좋아지는 것이다. 물론 스승님이 누구냐도 한의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의학은 전문한의사가 세운 관(학문을 바라보는 철학과 개념)에 따라서 매우 상이해지는데, 그 관의 형성은 보통 스승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16가지 처방의 카테고리에는 몸의 바깥에 침범한 나쁜 기운을 풀어주는 해표제, 몸 안의 독을 대변을 통해서 빼주는 사하제, 음양의 불균형을 해소시켜주는 화해제, 몸의 열을 식혀주는 청열제, 더위 먹은 기운을 치료해주는 거서제, 몸의 차가운 기운을 덥혀주는 온리제, 몸의 바깥과 안의 병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표리쌍해제, 허한 몸을 보해주는 보익제, 스트레스와 정신에 쓰이는 안신제, 몸의 막힌 기운을 뚫어주는 개규제, 몸에서 기운이나 체액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고삽제, 기가 뭉친 기울을 소통시켜주는 이기제, 혈액순환 및 피의 응고를 풀어주는 이혈제, 풍을 치료해주는 치풍제, 몸의 건조한 기운을 촉촉하게 해주는 치조제, 그리고 몸의 노폐물과 습한 기운을 풀어주는 거습제가 있다.
문의 (703)907-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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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식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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