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멕시코 국경으로 몰려와 미국으로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을 마치 악의 화신으로 표현하며 장벽을 쌓아야겠다고 신년 의회 국정연설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7억 달러를 내놓으라고 하면서 말이다. 잘못되다가는 또 정부가 문을 닫을 것 같아 걱정이다. 한편 지금 온두라스에서 걸어서 미국 국경에 도달한 소위 캐러번 2,000명의 난민을 TV에서 본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미국이 너무한 것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쩌면 오늘의 사태에 자업자득이란 생각도 든다.
온두라스는 어떤 나라인가? 소위 스페인과 마야인 혼혈의 메스티조 사람들로 남한 크기의 땅에서 800만 명이 살며 1821년 독립한 나라이다. 그러나 20세기 동안 159번의 반란과 183번의 정권이 들어섰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최고의 살인율로 악명이 높다. 어찌 이지경이 되었나? 백인 아니 대부분은 바로 미국의 악질적인 모리배 때문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돈 보따리 들고 오거나 더 나아가 특혜적인 방법으로 은행돈을 융자 받아서 그 땅 온두라스에 와서 대통령이나 권력자에게 돈 좀 집어주고 나라의 땅이나 기타 특혜를 받아 공짜로 얻은 것 같은 땅에서 바나나, 커피 등의 농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때론 광산의 채굴권을 독점적으로 받고, 그리고는 착취에 가까운 그곳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부를 탈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꾼이나 군인들은 모리배들의 돈 좀 얻어먹으려고 권력 다툼이 쉴 사이가 없고, 부패가 만연하고, 주민들은 가난과 생명의 위험 속에서 살며, 그들이 할 것이라고는 마약 생산 판매밖에 없어 사회는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온두라스의 실정이다.
온두라스 사람들을 까트라쵸라고 부른다. 기름에 튀긴 작은 또띠아 위에 팥고물과 치즈를 얹은 음식인 까트라치타만 먹는다고 놀려대며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여러 경제적인 갈등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었지만 FIFA 월드컵 중남미 예선전에서 이웃 엘살바도르와 축구전쟁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그만큼 관심이라고는 축구뿐인 듯 싶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 축구 영웅 메시를 가장 존경하며 메시 이름의 셔츠를 너도 나도 입고 있다. 다시 말해서 온두라스 사람들은 단순하고 욕심도 없이 또 세상사에 그리 큰 관심도 없이 그저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가난 속에서 불평도 없이 사는 순박한 촌사람들이다.
그런데 지금 조용하고 욕심 없고 가난을 숙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이들이 고향을 떠나 지금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에 들어오겠다고 농성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콘크리트 인지 철벽인지 담을 쌓겠다고 야단이다. 나는 57억불이 아니라 570억불이라도 현 사태에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방법은? 미국 정부가 온두라스에서 군림하고 있는 모리배들에게 좀 주민들에게 착취가 아니라 처우를 개선해주라고 독려하고, 미국 정부가 두 눈을 부릅뜨고 정치꾼들과 군부와 모리배들과의 연관과 부패를 막고, 57억 달러의 반이라도 온두라스에 인프라와 일자리를 위하여 투자 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것이 지구촌에서 더불어 같이 사는 모범의 롤 모델이자 진정한 미국의 건국이념과도 같다고 믿는다. 장벽 쌓는 것은 미국 정신이 아니다. 미국이 미국다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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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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