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념일 중에서 3.1 독립운동만큼 긍정적인 가치를 고루 담은 기념일은 또 있을 것 같지 않다.
첫째,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가 지극히 정당한 자주 독립이다. 이것은 세계 1차대전의 종결과 베르사이유 평화조약의 주역인 미국 28대 대통령 우드로우 윌슨이 주장한 자유, 민주, 민족 자결주의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부합하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였다.
둘째, 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종교, 귀천, 남녀, 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하나된 전 국민이었다는 점이다. 독립선언서를 발기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의 종교적 분포는 손병희의 천도교(동학) 15인, 이승훈의 기독교 16인, 한용운 등 불교 2인으로 3개 종교가 앞에 나섰지만 파고다 공원의 군중대회는 학생과 일반 민중이, 대한문 앞의 고종황제 인산(장례) 행렬의 민중까지 합해져 3월 1일 당일에 시위 참여 인원이 수십만에 이르렀음을 불 수 있다.
셋째, 민족대표들의 탁월한 판단으로 시위의 형태를 무저항,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이끌어 민족의 주장을 더욱 떳떳하고 당당하게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칙으로 민족지도자들은 선언서를 낭독하고 그 사실을 자진하여 일본 경찰에 통보하여 선언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심지어 대한제국의 고관을 지낸 김윤식, 이용직 등은 일본총독부에 독립승인 독촉장을 보내어 주권 국민의 태도를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무자비한 일본경찰의 무력탄압으로 서울의 만세운동은 지방과 농촌으로 번져나갔지만 몇 달 만에 민족운동의 기지는 일본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로 옮겨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중국 상해에 여운형, 김철, 김규식, 미국에 안창호, 이승만, 정한경, 연해주에 이동휘가 독립운동에 나서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지식인들이었기 때문에 현지 정치계에 서울의 만세 운동을 전하며 1910년의 한일합방은 일본의 허위선전처럼 조선인이 원해서 체결된 조약이 아니고 무력을 앞세운 강제합방이었음을 밝혀 주는 귀중한 외교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결국 일본의 폭압적 식민지배로부터의 해방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미·소라는 외세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남북분단이라는 또다른 고통을 안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미국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는 재미한인들에게 3.1 독립선언 기념은 당시를 돌아보는 회고형 기념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오늘의 우리를 냉철히 돌아볼 때 우리는 아직 진정한 의미의 자주독립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둘러싼 4대 강국의 패권다툼과 이기주의에 국제정의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UN은 요식적 들러리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영토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외교, 경제 침략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영해와 영공을 수시로 침범하며 유치한 보복행태로 대국다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믿었던 미국 또한 ‘미국제일주의’라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언제 한국에 희생적 고통을 안겨줄지 예측불허다.
그러므로 3.1 독립운동은 목적을 달성한 완료형이 아니라 미래로 이어나갈 진행형 정신운동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민족자결주의의 본산인 미국의 한인동포들에게는 줄기찬 한인정치력 신장 운동으로 미국이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윌슨 대통령의 자유 민주 민족 자결주의를 바르게 복원 실천하여 조국 한국의 자주독립을 보장받는 길이 참다운 3.1 독립선언 기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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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원 전 한국학교협의회 전국 및 워싱턴 이사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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