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희 펜실베니아 주립대 성인교육학 박사과정
하루는 평소 식습관을 점검해 보고자 학교 건강센터에 갔다. 일일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전문 영양사의 컨설팅을 받고 배우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영양사와 한 시간 가량 상담을 한 후 참여자 만족도 설문조사를 했다. 서베이를 하는 과정에서 성별을 확인하는데 총 8개의 항목이 나왔다.
남자, 여자, 트랜스 여자, 트랜스 남자, 마음은 여자(하지만 남자), 마음은 남자(하지만 여자), 모르겠다, 답하기 싫다.
성별을 단순히 남자와 여자 두 카테고리로만 생각하던 나는 8개나 되는 분류 기준을 보고 경악했다. 설문조사를 완성한 후 영양사에게 물어보았다.
“왜 성별에 이렇게 많은 카테고리가 있나요?“
“다양성 증진 운동이 미국 전체 대학교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다양한 성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해서 최근에 설문의 답변이 늘었지요.”
“생물학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과학적 데이터를 모은다고 하면서, 성별에만 심리학적 카테고리가 포함되어 되나요?”
“그건 LGBTQ에서 사람을 차별한다는 항의가 들어와서 그래요.”
“나이와 인종은 차별의 요소가 되는게 아닌가요? 만약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아시안이라고 체크하는데 수치심을 느끼면 그것도 차별이 되는거 아닌가요? 게다가 인종에 대한 질문에 흑인은 Africa American도 아니고, 적나라한 Black이던데요.”
혹시 몰라서 다시 물어보았다.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여자로 트랜스한 남자도 이제는 아이를 가질 수 있나요?”
“아니요. 우리는 사람의 생물학적인 데이터를 보고 그 사람을 진단해요.”
계속되는 질문에 영양사는 일부는 동의하고 또한 당황해했다.
대학 시스템 차원에서 진행하는 일이라서 본인이 할 수 있는게 전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지금까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던 사항이지만 나의 질문 또한 타당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회의 때 건의해보겠다고 했다.
생물학적인 데이터를 모으는 자리에 심리학적 카테고리가 대등하게 있었다.
즉, 무엇이 더 과학적이다 아니다는 이슈보다는 개인이 결정하는 주관적 성별의 느낌이 생물학적 성별 분류로 격상하도록 영향을 준 LGBTQ 사회 이데올로기의 승리로 해석된다.
이것은 일일 영양 섭취량,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논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영양상담의 전문분야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였다. 이를 꿰뚫고 들어온 LGBTQ 단체의 힘을 보고 객관적이라는 것, 과학적이라는 것 또한 많은 부분이 사회문화적 요소이며, 사회과학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확인했다.
이후로는 학교 정책과 활동 구석구석에서 사회문화적 요소들을 찾아보는 숨은그림찾기를 시작했다. 마치 ‘월리(wally)를 찾아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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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희 펜실베니아 주립대 성인교육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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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차별과 구별은 다릅니다. 차별은 좋지 않지만 정직하고 바른 구별은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줍니다. 좋은 경험과 질문 감사합니다.
동양인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 흑인 백인 어른 아이 여자 남자...생각이 다르고 알고자 먹고자 이루고자 하는게 다르니 서로 서로 차별적인 생각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면 이렇게 다름을 정확하게 알고 과학자들은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문제는 차별하며 불류하는그 맘 들 때문에 사회적인 큰 문제거리가 되지요. 그래서 서가모니는 天上天下천상천하 唯我獨尊유아독존, 모든 동물 생물 무생물(중생), 각자 도특한 존재가치가 있으니 차별없이 볼 일이며 존엄할 일이니라 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