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겨울 산 조난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LA카운티 최고봉인 마운트 발디에서는 50대 하이커가 실종된 지 이미 2주 가까이 되었다. 구조에 나섰던 30대 자원봉사자가 추락사하면서 수색작업은 중단된 상태이다.
지난여름에도 한인 2명이 산에서 실종됐으나 모두 생환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하지만 겨울산은 완전히 이야기가 다르다. 겨울 산에서 실종되면 하룻밤만 지나도 죽음으로 연결될 우려가 크다. 빙판에서 추락사하기도 하고, 발목을 다쳐 산에서 밤을 보내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위험이 커진다.
남가주에서 해마다 겨울이면 조난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우선 높고 험한 산이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주말 하이커들이 줄지어 찾는 마운트 볼디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인데 LA 한인타운에서 1시간 정도 거리이다. 역시 조난사고가 끊이지 않는 앤젤레스 국유림의 워터맨 등도 그 정도 거리에 있다.
여름에 늘 가던 산이니 쉽게 생각하고 겨울에도 찾지만 겨울에는 봉우리에 눈을 이고 있는 산이나 봄까지 눈이 녹지 않는 응달의 북사면은 위험하다. 이를 피해서 산행을 하는 것이 안전수칙 1번이라고 할 수 있다.
눈 산은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등산로는 사라지고, 경사진 빙판만 펼쳐져 있다. 정식으로 동계 훈련을 받은 적이 없거나, 설산 등반 경험이 많지 않다면 겨울에는 낮은 산으로 가야 한다. 장비 부족도 지적되지만 이번에 추락사한 구조대원의 경우 장비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장비가 있어도 번거로워서 착용 시기를 놓쳐 변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요즘 한인 하이커들은 안전장치도 간편 용품을 착용하는 예가 많으나 겨울 산은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산의 지형을 잘 모른 채 체력만 믿고 무턱대고 겨울산을 오르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 예를 들어 볼디에는 데블 백본 트레일 등 겨울에는 가면 안되는 산행로가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른 채 그 길로 갔다가 잇달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도 있었다. 밑창이 매끄러운 패션 슈즈를 신고 눈 구경을 나섰다 발목 등을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때마다 앰뷸런스가 출동해야 하고 구조대원들은 곤욕을 치른다.
다음 주 남가주는 비가 예보돼 있고 기온도 낮다. 산에는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얼게 될 것이다,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조심 또 조심,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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