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인 아몬드와 꽃까지 어울러 피어 있는 복합나무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가히 환상적이다 가지 하나에 복숭아와 사과, 또 다른 가지엔 체리와 살구가 함께 매달려 있다. 시라큐스대학의 샘판 아켄 교수가 뉴욕의 한 과수원에서 방치되어 시들어 죽어가는 과일나무들을 보고 생명을 살리고자 여러 해 방법을 연구하던 중 혼성 과일나무 재배에 성공했다는 뉴스이다. 마치 과수원을 고스란히 가져다 놓은 듯한 나무, 죽어가던 뿌리 약한 가지를 조각내어 강한 식물에 접목하면 잘 자랄 수 있겠다는 원리에 의해 건강한 나무에 상처를 내어 죽어가는 나뭇가지를 접목시키고 겨울동안 붙여 놓아서 약한 나무가 차츰 회복되어 실한 열매를 맺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과일 40가지와 꽃 20종류를 포함하여 17그루만 탄생했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에 모든 실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으니 뜰에 이 나무 한 그루만 심어 놓으면 아무때나 손쉽게 골고루 따서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신기한 올인원나무! 지금 같은 팬더믹시대에 안성맞춤이겠다. 또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은 부약(扶弱)의 힘이다. 약자를 돕는 것으로 튼튼한 나무가 나약한 나무들을 품어서 살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와 이기심이 극도로 팽배한 세상을 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예측불허했던 코비드-19로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피폐해질 것이며 사람들은 더욱 자기중심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힘없고 소외되고 외로워 죽어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잠시 시선을 돌려 이웃을 살펴보아야겠다. 비록 나무처럼 내 몸의 살점을 떼어내는 희생은 못하더라도 외로운 자에게는 사랑을, 병든 자에게는 희망을, 소외된 자에게 위로와 온기를 전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봄날이 오면 각양각색의 혼합나무가 멋진 꽃을 피우듯, 우리의 세상도 따스한 인간애의 물결로 아름다움이 가득차기를 바란다. 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선은 악보다 유익하며 불행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은 아름답고 꼭 필요한 일이며, 사람들 사이의 사랑의 관계는 인간도덕의 규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한동안 소원했던 분들께 안부를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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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혜씨는 2017년 ‘문학의식’ 가을호 해외 시 부문에 ‘12월’로 등단했다. 2013년 SF코윈 장한어머니상 1회 수상자이며 현재 봉사단체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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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혜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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