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부터 많은 이들이 ‘안 아픈 것’이 즉 ‘건강한 것’이라는 가정하에 어떻게 하면 우리는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가를 연구해왔다. 그렇게 나온 건강함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날씬하면 덜 아프니 뚱뚱하면 건강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보다는 당연히 날씬한 사람이 건강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대부분 아파서 죽으니 어떤 사람들이 덜 아픈가에 대한 여러가지 조사 결과가, 날씬한 사람일수록 질병에 덜 노출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인데 문제는 날씬하면 분명 덜 아프긴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뚱뚱한 사람보다 훨씬 수명이 짧은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비만의 역설’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였을 만큼 수많은 의료인들과 연구자들에게도 이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몸 안에 저장된 지방과 근육은 유사시에 사용되는 비상에너지로서 기능을 하기 때문에 건강에 큰 문제가 없을 때는 쓸데없이 몸에 부하를 줄 뿐이지만, 생명을 위협할 만한 큰 질병을 겪고 있을 때에는 몸 안에 저장된 근육과 지방이 많을 수록 질병과의 싸움에 유리하다.
그러니 몸이 무거워질 수록 노년에 겪는 다양한 질병을 버티는 힘도 늘어나니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각종 혈액검사의 수치가 정상범위라면 건강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혈액 검사의 결과를 지나치게 맹신하고 자신의 몸에 각종 약을 아무 의심없이 쏟아 붓는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심장에 무리가 가니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약을 먹어야 하고, 혈압이 높으면 중풍에 걸릴 수 있으니 혈압도 낮춰야 하며 이렇게 각종 수치를 조절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에는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근육통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으며, 혈압을 낮출수록 뇌출혈의 확률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뇌경색의 확률은 오히려 늘어난다.
또 높은 콜레스테롤이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을 높이지만, 날씬하면서 콜레스테롤만 높은 사람과 날씬하면서 콜레스테롤도 낮은 사람 사이엔 통계적으로 심장병에 걸리는 확률에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날씬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이들은, 많은 경우 콜레스테롤 약을 먹지 않을 때, 콜레스테롤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더 기억력도 또렷하고 몸도 아프지 않은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또 집안 내력으로 뇌출혈이 아닌 뇌경색이 있는 이들은 혈압을 정상범위까지 무리해서 낮추지 않는 것이 더 중풍을 예방하는데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 과학적인 통계가 말해주는 ‘진실’이다.

섣부른 예단으로 인한 잘못된 의학적 사실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이처럼 실험과 관찰을 통해 얻어낸 한두가지 사실을 너무 크게 확대 해석해서 내린 의학적 결론과 그로 인해 파생된 잘못된 의학적 편견과 상식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무지로 인한 잘못된 습관은 간단한 교육과 지식의 습득으로도 고칠 수 있지만, 잘못된 지식으로 인한 습관은 여간해서는 잘 고쳐지지가 않는다.
정말로 건강해지고 싶으면 무지를 탈출하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정말 내 몸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의학적 사실들을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