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저와 제 남편이 아이 셋을 목욕시키고 나서 둘 다 기운이 떨어져 바닥에 철퍼덕 앉아 수다를 떤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20년은 1년을 산 것이 아니라 1년 6개월을 산 것같이 길게 느껴진 한해였다는 말에 둘 다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진 것일까? 이유는 둘 다 딱히 바로 찾지 못하였지만 뒤돌아보면 어쨌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특별한 한해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첫번째로 사람간의 소통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 한해였습니다. 그전에는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마주쳐도 “하이” 하면서 웃고 인사하던 일상을 그저 당연하게 여겼었더라면은 지금은 그런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그 일상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감사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디지털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는 신문물들을 빨리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확실히 20대에 비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와 속도가 느려진 저에게 작년 한해는 촉진제 맞은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들을 정신없이 배울 수 있었던 해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이게 가능할까? 했던 질문들을 실로 해봐야만 했던 작년, 가령 온라인 어린이 음악 교실, 온라인 주일학교, 청소년 수련회, 뮤지컬 등을 시도해 보면서 이런 것들이 온라인상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한해였습니다. 당연히 실제로 만나서 하는 것만큼은 못하지만 이런 온라인 프로그램들이 가능할 수 있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한해는 세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하루하루 그리고 오래 지켜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임지에 적응하느라 집에서 차로 오분이면 가서 놀 수 있었던 바닷가도 못데리고 갔었는데 작년 한해는 바람 잘 불고 한적한 곳을 찾아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아빠랑 많이 붙어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의 짜증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인생이 늘 평탄하지만은 않듯이 길고 어두웠던 이 터널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의 삶에 성실함으로 대하다 보면 가끔씩 발견되는 반짝이는 삶의 보물들이 또 손에 걸려들지 않을까 하며 새해에도 열심히 살아 보기로 다짐을 해봅니다.
<김정원 (구세군 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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