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드뷔시(Claude Debussy, 1862-1918)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작곡가이다. ‘인상주의’는 본래 미술사에서 먼저 시작된 사조로, 선으로 대상을 표현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점이나 붓터치만을 사용하여 화가의 주관적 ‘인상’을 표현하는 양식을 뜻한다. 드뷔시는 실제로 이러한 인상주의 화가들과 어울렸고 자신의 음악에 그러한 인상주의 느낌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몽환적이고 파격적인 화성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자신만의 특유한 장르를 만들어 내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다. 그의 수많은 명작들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곡을 꼽는다면 단연코 ‘달빛’을 들 수 있다.
‘달빛’은 그가 28살이었던 1890년에 작곡되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 곡을 만들기 전 해인 1889년 파리에서는 ‘세계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박람회에는 총 35개국이 참여하여 다양한 문화를 선보였고,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에펠탑’이 세워져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이 박람회를 통해 드뷔시는 그의 작곡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드뷔시는 이곳에서 인도네시아의 전통악기인 ‘가믈란(Javanese Gamelan)’이 만들어 내는 소리에 매료된다. 가믈란은 한국의 ‘징’과 같은 타악기로, 유럽인들이 듣기에 동양 특유의 공허하면서도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었고 드뷔시는 이 악기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인 눈을 뜨게 된다. 그는 그후 동양적인 타악기를 가미하여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을 만들었다. 이 곡들 중에 세대를 거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곡이 바로 세 번째 곡인 ‘달빛’이다. 이 곡에 묻어나오는 드뷔시만의 음악언어는 오늘날 에펠탑과 함께 프랑스 문화를 대표하게 된다.
며칠 전 밤하늘을 은은히 가득 메웠던 수퍼문을 보며 드뷔시의 ‘달빛’을 떠올렸다. 그 따뜻하고 포근했던 달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드뷔시의 ‘달빛’ 말고 어떤 곡이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깊어가는 봄밤에 이 곡을 검색하여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pianistar #moonlight
<박현지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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