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포 ‘신호 경로’ 제어 YAP, 온·오프 따라 치료 저항 달라져
▶ 캐나다 마운트 시나이 연구진, 저널 ‘캔서 셀’에 논문
난 2월 한 국내 연구진은 YAP1 단백질과 유방암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옹콜롤지(frontiers in oncolog)'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 482명을 대상으로 이 단백질의 생성 정보를 가진 유전자가 어느 정도 발현하는지 분석한 결과, 암 조직의 발현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전이 위험이 2.27배, 사망 위험이 3.86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YAP(Yes-associated protein) 단백질이 모든 암세포에 존재하고, 이 단백질의 온·오프(활성 또는 비활성)에 따라 암 종양의 면역치료 저항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캐나다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암의 '공통분모' 격인 이 단백질은 또 히포 신호전달 경로(Hippo signaling pathway)의 핵심 조절 인자로서 악성 종양의 형성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 연구는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루넨펠트-타넨바움 연구소(LTRI)와 미국 버펄로의 로즈웰 파크 통합 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암 전문 저널 '캔서 셀(Cancer Cell)'에 실렸다.
19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모든 암에 YAP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LTRI의 수석 연구원인 로드 브렘너 박사는 "YAP를 기준으로 보면 암은 YAP가 켜진 것과 꺼진 것 두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라면서 "켜진 상태든 꺼진 상태든 YAP는 각각의 맥락에 따라 암 성장을 억제하기도 하고 촉진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YAP가 켜진 암은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YAP가 필요하지만, 꺼져 있던 YAP를 다시 켜면 암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이다.
YAP가 비활성 생태인 'YAP 오프(off)' 암은 치명적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립선암, 폐암 등 일부 암은 'YAP 온(on)'이었다가 'YAP 오프'로 바뀌면서 치료 저항이 강해졌다.
YAP가 히포 신호전달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전사 조절인자라는 것도 밝혀졌다.
여러 개의 단백질 인산화 효소와 결합 단백질로 구성된 히포 신호전달 경로는, 세포 분열을 억제하면서 세포 사멸을 촉진해 신체 기관이 커지는 걸 막는다.
다세포 생물에서 조직의 크기는 세포의 수와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데 비정상적인 세포 증가를 억제하는 게 바로 이 경로다.
단백질 인산화 효소를 생성하는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초파리의 조직이 과도한 성장 탓에 하마(hippopotamus)의 주름처럼 보인다고 해서 '히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YAP는 또 암세포의 부력(浮力)을 제어하는 역할도 했다.
실험실 테스트에서 액체에 뜨는 암세포는 모두 'YAP 오프'였고, 바닥의 끈끈한 세포는 'YAP 온' 상태였다.
암세포의 이런 '점착성 행동(adhesive behavior)'이 면역 치료제 저항과 연관돼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LTRI의 조엘 피어슨 박사후연구원은 "치료를 회피하는 암은 (YAP의 온·오프) 상태를 바꾼다"라면서 "YAP 온·오프를 모두 치료하는 방법을 찾으면 이런 치료 저항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궁극적 목표는 효과적인 암 치료법 개발과 이에 따른 치료 효과 개선이다.
과학자들은 YAP의 온·오프 전환으로 치료에 저항하는 암 유형의 공통된 약점을 찾아내면 그 길이 열릴 거로 기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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