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거리두기 속 운전사 부족사태 증원 필요
▶ 동종 일자리 넘치자 지원 감소, 2천달러 보너스까지 직접 등교시키는 학부모에 700달러 제공 교육구도

펜실베니아주 엘런타운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이 스쿨버스에 타고 있다. [로이터]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부족해 운행 시간을 조정하게 됐으니 양해 바랍니다.”
지난달 23일 개학을 나흘 앞두고 버지니아주 패어팩스카운티 교육구가 긴급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공지했던 내용이다. 실제로 2주 전 전달됐던 등·하교 버스 도착 시간에서 1시간이 지연됐다.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등교 때에는 이전보다 집에서 1시간 먼저 나오고, 수업이 끝나면 1시간 더 학교에 남아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였다.
개학 첫날 스쿨버스를 이용한 학생들의 지각 사태도 속출했다. 지난 학기 말부터 스쿨버스마다 ‘시급 20달러 운전기사 모집’ 공고를 붙이고 다녔으나 버스를 운행할 기사를 모두 채우지 못해 노선 곳곳에서 ‘구멍’이 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이 미국 학교의 상징 ‘노란 스쿨버스’를 덮쳤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대유행 속 1년 만에 정상 등교를 강행했지만 미국 전역에서 스쿨버스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운행해야 할 버스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늘었지만, 임금을 더 주는 일자리를 찾아 떠난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많고,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임금이 상대적으로 박한 이 일을 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공립학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쿨버스 좌석 하나에 학생 3명이 아닌 2명을 앉히고 있다. 이는 정원 72명인 버스에 48명만 태운다는 뜻이다. 이 지역 스쿨버스 운행 책임자 윌리엄 앤더러는 WP에 “더 많은 스쿨버스를 배차해 이를 만회해야 하는데 운전기사가 없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지역 하루 노선 수를 80개에서 70개로 줄였고 가까운 정류장은 통합해 시간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버스 기사 15명이 부족한 상태다.
코로나19로 멈췄던 경제활동이 재개되자 트럭 및 주요 배송업체 운전사 수요가 폭발하면서 스쿨버스를 몰겠다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결국 네바다주 와슈카운티 교육구는 신규 스쿨버스 운전사에게 2,000달러의 채용 보너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는 학기 중 아이들을 직접 학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에게 700달러를 준다. 400명 이상의 운전기사가 부족한 피츠버그에서는 교실 복귀가 2주 연기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2개월 사이 18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났고 7월 기준 실업률은 5.4%까지 떨어졌다. 각급 학교에는 코로나19 이후 2,000억 달러의 연방 예산이 지원됐지만 현금 여유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WP는 “많은 학군이 코로나19 경기부양 자금을 받아 유난히 현금이 넘쳐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직원과 물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학교 관리자들은 말한다”며 “이는 학교가 (코로나19에서) 정상으로 복귀하려고 할 때 돈만으로 학교가 필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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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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