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자흐 정보 수장 반역 혐의 체포 “현 대통령, 전 정권 축출 나선 듯”
▶ 러시아 파병,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미국 “러시아 발 쉽게 안 뺄 것” 비판
![[글로벌 이슈] 카자흐스탄 유혈 사태, 권력투쟁 비화 [글로벌 이슈] 카자흐스탄 유혈 사태, 권력투쟁 비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2/01/09/20220109225742611.jpg)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 시청사가 지난 6일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검게 그을린 모습니다. 청사 앞에는 전소된 차량도 방치돼 있다. [로이터]
카자흐스탄에서 연료가격 폭등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사상자를 내며 일주일 만에 강제 진압됐다. 그러나 정국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ㆍ현직 대통령 간 권력투쟁이 불거지면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치안 유지 명목으로 카자흐스탄에 군을 투입한 러시아로 인해 중앙아시아 정세까지 요동치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 사태가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안보 관련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협상에 미칠 파장에도 이목이 쏠린다.
9일 카자흐스탄 정부는 최근 일주일간 이어진 시위로 164명이 숨지고 5,8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집무실은 “시위대가 점거했던 정부 기관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고 알마티 공항은 10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며 “국가 질서가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시위와 관련해 카림 막시모프 국가보안위원회(KGB) 위원장을 국가 반역 혐의로 6일 체포했다. 막시모프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07~2012년과 2014~2016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내고, 2016년부터 KGB를 이끌어 왔으나 5일 내각 총사퇴와 함께 해임됐다.
정보기관 수장 체포를 두고 외신들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에 맞서 권력투쟁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옛 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부터 3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하다 2019년 권좌를 넘겼지만,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으로선 전 정권 그늘에서 벗어나 불안정한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이번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전 정권 세력 축출에 나섰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 카자흐스탄 재계 소식통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두 권력자 간 다툼이 늘어 의사결정이 마비되다시피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폴 스트론스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으려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고 짚었다.
베테랑 외교관 출신답게 그간 온화한 통치 스타일을 보여 온 토카예프 대통령이 권력욕을 노골화했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반정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자 군경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심지어 “경고 없이 발포하라”는 명령까지 내렸다.
루카 안체스치 영국 글래스고대 유라시아학 교수는 “토카예프 대통령은 3년 전 취임하면서 ‘경청하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이제 그는 진정한 권위주의 지도자가 되려 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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