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렸을 때 즐겁게 놀았던 딱지치기, 땅따먹기, 구슬치기 등이 모여 오징어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넷플릭스에 1위로 올라 세계를 강타하니 참 기이하고 이상한 세계에 내가 머물고 있는 것 같다.
1963년 여름에 친구와 동해 바닷가를 여행하는데 큰 어촌인 주문진 거리엔 오후 3시, 4시가 되니 수많은 남자들이 손에 돔빠라는 오징어 낚시를 들고 수백 척의 어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로 몰려가 이상했던 우리는 한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솔잎이 달린 가지 끝을 거꾸로 해 놓은 듯한 철침의 낚시가 여러 개 달린 낚시를 미끼도 없이 바다에 드리워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 오징어가 물렸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어 이때 건져 올리면 된다고 했다. 미끼 없이도 잡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무전여행자로서 당시 300원이란 거금을 주고 친구와 나는 각각 낚시 한 세트씩 사서 엔진을 장착한 배에는 자리가 없어 못 오르고 발동기를 장착한 배에 탔다.
오후 5시쯤에 먼 바다를 향해 출발하는데 어부들은 처음으로 타는 우리에게 저기가 북한이라고 해서 무서움 반 놀라움 반으로 바라 봤다. 북한에 납치돼 갔다 오면 얼굴에 살이 이렇게 쪄서 온다는 말에 우린 또 놀랐다. 우월한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서 잘 먹여서 돌려보낸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이해를 했다.
먼 바다로 나가 어딘지 모르는 곳에 어둠이 깔리니 너도 나도 낚시를 던지는데 배 멀미에 피곤한 우리도 던졌지만 밤 10시도 못되어 널부러지고 말았다. 선장이 일어나 잡으라고 호통을 쳐도 몸이 일어나 주지 않았다. 그래도 해뜨기 전 항구로 돌아오는데 잡은 오징어를 거둬 장작불에 삶아 숙회를 해먹으니 이 또한 별천지 맛이었다.
엔진을 장착한 배는 소리도 조용하고 파워가 좋아 배도 크고 어부도 많이 타서 3:7제로 나눠도 선주에게 많이 돌아가고 시골에서 방앗간 기계 돌리는 발동기를 장착한 배는 크기도 작고 어부도 많이 못타 선주는 3:7제로 나누면 많이 못 가져 갔다.
어디 그늘진 곳에 가니 여자들이 말린 오징어를 발뒤꿈치로 누르고 두 손으로 잡아 당겨 커 보이게 하는데 말린 빨래를 잡아 당겨 다리미질 해서 매끈하게 하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작업하는 걸 보면 오징어 못 먹겠습니다"고 하니 이 여인들은 "염전에 가 봤어요?. 염전 사람들이 소금에다 오줌을 마구 쏘아 댑니다"고 한다.
알면 알수록 더러운 이야기가 나올 거 같아 그 자리를 떴다. 오징어를 말리면 모양도 나지 않는데 뒤꿈치로 누르고 잡아 당겨 늘리면 크기도 커 보이고 조청색 영롱한 빛이 나 상품가치가 높아 잘 팔린다는 몰라야 하는 진실이 숨어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오징어 게임’을 보니 그 때 생각이 난다.
<빌리 우 /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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