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레베카’(Rebecca·1940) ★★★★½ (5개 만점)

맥심의 새 아내(왼 쪽)는 맥심의 죽은 전처 레베카의 망령에 의해 시달린다.
알프렛 히치콕이 미국에 진출해 만든 첫 영화로 로맨틱하고 강렬한 심리 로맨스 미스터리 드라마다. 분위기 스산하면서도 우아한 흑백 명작으로 대프니 뒤 모리에의 동명소설이 원작. 오스카 작품상과 촬영상 수상작. 제목의 레베카는 남자 주인공 맥심 드 윈터의 사망한 첫 아내로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반면 영화의 주인공인 여자는 이름이 없다.
이름 없는 순진한 여자(조운 폰테인)는 나이 먹은 귀부인의 동반자가 되어 몬테 칼로로 여행을 갔다가 귀족가문의 신사로 침울한 맥심 드 윈터(로렌스 올리비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둘은 만난 지 2주 만에 결혼해 콘월의 맥심의 고풍 창연한 저택 ‘맨덜레이’로 온다. 새 부인을 접대하는 사람이 레베카의 차갑고 도도한 하녀 댄버스 부인(주디스 앤더슨)으로 그는 아직도 레베카가 살아있는 듯이 집착, 새 부인을 차갑게 맞는다.
새 부인은 저택 곳곳에 레베카의 존재와 흔적이 뚜렷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매스터 베드룸 문과 레베카가 쓴 문필도구와 손수건 등에 레베카의 두문자인 ‘R’과 드 윈터의 부인을 뜻하는 ‘R de W’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댄버스 부인은 수시로 새 부인에게 레베카의 세련미와 우아함 및 지성에 대해 얘기해 새 부인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된다.
레베카의 망령에 시달리던 새 부인은 마침내 댄버스 부인과 정면대결하고 남편으로부터도 레베카 와의 결혼 생활이 외부에서 보았듯이 완벽한 것이 아니고 자기는 레베카의 방종하고 부도덕한 생활 스타일의 희생자라는 고백을 받아낸다. 그리고 레베카의 죽음의 원인도 알게 된다.
남편이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새 부인은 그 동안의 피해자와 같던 삶의 태도를 내던지고 저택의 안방 주인 노릇을 하면서 레베카의 죽음으로 인해 궁지에 몰려있는 남편의 조언자 역도 떠맡는다. 광기에 휩싸인 댄버스 부인에 의해 저택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댄버스 부인은 무너져 내린 천장에 깔려죽고 레베카의 모든 흔적도 불타버린다. 순진하고 겁 먹은듯한 모습의 폰테인의 연기와 허점이 많은 남자의 연기를 교활하도록 기민하게 해낸 올리비에의 연기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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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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