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과 새해초의 열흘 사이에 남가주에서 4명의 한인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했다.
다이어몬드 바의 김모(59)씨, 퍼시픽 팰리세이즈 해변에서 이모(64)씨, LA카운티의 김모(50)씨, 하와이언 가든의 박모(70)씨. 전원 남성이고, 50~70세의 중^노년층이고, 모두 총기를 사용해 자살했다.
떠들썩한 연말,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이고 잇단 축하파티에 폭죽을 터뜨리며 맞이하는 희망찬 새해가 어떤 이들에게는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는 절망과 나락의 순간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안타까운 죽음들이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가 해외에서도 연장되고 있다. 2019년 스탠포드대와 UC버클리 연구진이 미 전국 36개주 1,810여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동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논문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미주한인남성 자살률은 10만명당 32.9명에 달했다. 같은 연령대 백인남성 자살률은 10만명당 29명이었다. 미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집단이 백인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인노년층 남성의 자살률은 미주에서 인종별 1위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노인이 되면 맞닥뜨리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빈곤, 질병, 고독이다. 미주한인노인들의 경우 언어장벽과 낯선 문화 등의 외부 조건이 더해져 고충이 더욱 심하다. 여기에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가족 친지와의 교류가 뜸해지면서 고립감과 우울증이 심화됐고,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적 생활고가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런 한편 팬데믹 기간에 총기 소유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손쉽게 극단 선택을 가능케 한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충동에 이를 수 있다. 자살을 예방하는 길은 첫째도 관심, 둘째도 관심이다. 가족의 관심과 커뮤니티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녀들은 그들의 미래를 위해 이민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고 희생한 노부모를 챙겨야할 책임이 있다. 가능하면 자주 안부전화를 하고 방문해야한다.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한인 봉사단체들이 정신건강 상담과 자살예방 핫라인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 홍보하며 인생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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