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부동산 개발붐 속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미주한인 독립운동 유적지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을 한국 정부가 매입했다. 철거 위기까지 갔던 이 건물이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의 중요 유적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게 된 것은 반갑고 잘 된 일이다. 특히 해외 한인사회 이민사에 중요한 유적의 보존을 위해 한국 보훈처가 직접 민간 건물을 매입한 첫 사례여서 더욱 뜻 깊다.
USC 캠퍼스 인근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릿에 위치한 LA의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은 2층짜리 주택으로, 흥사단이 1932년 매입해 1978년 매각할 때까지 46년간 사용한 장소다. 미주한인 애국지사들과 흥사단 단우들이 모여 독립을 논의했던 유적지이며, 1938년 안창호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소식을 들은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를 보존해서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할 의미와 중요성이 충분한 건물이었다.
지난 2020년 이를 사들인 중국계 개발사가 아파트 신축을 위해 건물을 철거하려던 계획이 알려지자 흥사단과 미주도산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뒤늦게 나서서 개발을 막기 위한 노력을 벌였다. LA 시정부에 사적지 지정안을 긴급 상정해 일단 철거를 막았고, 동시에 한국 정부에 매입을 위한 지원을 요청해 보훈처가 개발사와 협상을 진행해 매입이 성사되는 결실을 본 것이다. 이는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가 유기적 협조로 함께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보훈처는 건축물 정밀 실측과 안정화 작업을 한 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수립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 공사를 마친 뒤 그해 광복절에 개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LA시 차원의 사적지 지정 후 연방과 캘리포니아주 차원의 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해 독립운동 자산이 미국 문화유산으로도 보존될 수 있게끔 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건물 활용 및 운영 방안이 잘 세워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다시 한인들의 품으로 돌아온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이 대한인 국민회관과 함께 미주 한인 이민사 및 독립운동사의 상징이자 차세대들을 위한 역사와 뿌리교육의 산실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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