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미국 신용등급을 유일하게 최고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마저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무디스는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고 등급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고금리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이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무디스는 평가했다. 미국의 현 재정적자 상황에 대한 적잖은 우려가 담겨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2023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조6천950억달러(약 2천240조원)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디스는 미국 정치 양극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신용등급전망 하향의 한 요인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미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지속하는 현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하향했다. 피치는 당시 "향후 3년간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는데 무디스의 이번 등급전망 하향 평가 배경과 유사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미 2011년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미국의 재정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남의 일로 지나쳐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공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약 1천99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천100조원에 육박해 있다.
이는 전월보다는 소폭 줄었다고 하지만 작년 말과 비교해 66조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0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4조6천억원 악화한 수치인 데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전망치(58조2천억원)를 웃돈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와 관련해 "현재로선 연말에 악화한다거나 개선된다고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재정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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