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는 병립형 힘 싣고 비명계는 강력 반발…계파 갈등 격화 전망
▶ 비주류 거취 결단 예고 이어 ‘이낙연 신당설’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8일(한국시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바꾸는 선거제 개편 논의가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영향력을 강화하고 총선 경선에서 저성과 현역의원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한 당헌 개정을 둘러싸고 고조된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이 지도부의 선거제 개편 움직임을 항해 옮아가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에서는 20대 총선에서 적용된 병립형으로의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내놓은 '위성정당 출현 방지를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공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지만, 총선 승리라는 실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게 당 주류의 생각이다.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에 집착하다 총선 패배로 원내 1당 지위를 잃어 의회 권력까지 내어주면 정권 교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론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이 거세다.
거대 양당 체제라는 낡은 정치를 쇄신하는 의미가 담긴 해당 공약을 파기하면 보수 여당과의 차별성을 내세울 수 없을뿐 아니라 중도층 민심까지 떠나는 결과를 초래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비명계 논리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지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선거법도 그렇고,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했으면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계파 갈등이 심화하면 당내 비주류의 원심력 강도가 커지면서 총선 직전 야권발 정계 개편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간 '이재명 지도 체제'에서 당내 주류뿐 아니라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거칠게 공격받아온 '원칙과 상식'이 연내 탈당을 포함한 거취 결단을 예고한 데다 이낙연 전 대표도 연일 신당 창달설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병립형 회귀에 대해선 비명계뿐 아니라 김두관·이학영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일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어 '반이재명' 전선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지도부에선 선거제 개편 논의를 당장 매듭짓기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계파 간 정면충돌 시기는 늦춰질 수도 있다. 그 사이 이 대표가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로 내홍 진화에 나설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극적인 회동이 성사돼 꼬일 대로 꼬인 갈등의 실타래를 풀 확률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동에 부정적 의사를 밝히고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이 당장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개딸'(개혁의 딸)이라는 용어 사용을 놓고 논란도 일었다.
'개딸 용어 창시자'라고 밝힌 한 당원은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특정 지지층의 악의적 선동 및 프레임 공격에 반하여 '개딸'이란 명칭을 공식 파기하고, '민주당원'으로 기사를 정정 보도해달라고 요구할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체제를 공격하기 위해 비명계 등에서 '개딸'을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사용한다는 판단 아래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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