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국면 진입” 분석
▶ 반도체 약세 두드러져
한국, 중국 등이 포함된 신흥국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주가지수가 지난 9일 기준 0.4% 하락하면서 전고점인 지난해 10월 2일 대비로는 10% 하락을 기록,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한 확대 조치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통화지수도 이틀째 하락했다. 신흥국 주식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였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과 11월 물가 지표가 강한 것으로 나오면서 향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신흥국 지수 목표치를 종전 1,200포인트에서 1,190포인트로 낮췄다. 하지만 9일 종가인 1,066포인트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기업 실적에 힘입어 신흥국 주식들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으며, 튀르키예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도 상향 조정했다.
신흥국 지수는 중국 주식 비중이 큰데,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중국 주식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기술주 지수는 이날 보합세를 보였지만 주간 단위로는 7주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4개월 연속 둔화하는 등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표에 압박을 받았다.
한국과 브라질의 주가 약세도 신흥국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뉴욕 델텍 자산운용사의 그렉 레스코 이사는 한국의 계엄 사태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 브라질의 재정 우려가 이들 국가의 주가 약세를 불러왔다면서 “조만간 상황이 분명해질 때까지 시장은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크게 떨어진 주식이 많아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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