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로암안과 김선태 목사
▶ 40년간 무료 개안 수술
▶ 14일 실비치 레저월드서 실로암 자선음악회 개최
![[인터뷰] “맹인 소년에서 3만7천명의 빛 되기까지” [인터뷰] “맹인 소년에서 3만7천명의 빛 되기까지”](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6/03/202606032218206a1.jpg)
왼쪽부터 실로암선교 미주후원회장 용장영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김정자 사모.
“저는 평생 앞을 보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저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보여주셨습니다.”
올해로 개원 40주년을 맞은 실로암안과병원 원장 김선태(85) 목사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지난 세월의 고난과 감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실로암안과병원은 지난 40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과 안질환 환자 3만7,000여 명에게 무료 개안수술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육신의 눈뿐 아니라 영혼의 눈까지 밝히는 사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1986년 서울에서 문을 연 실로암안과병원은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선교 병원이다. 현재 안과 전문의 13명을 비롯해 약 13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국 10곳뿐인 안과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과 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14개 개발도상국을 찾아 무료 진료와 개안수술을 펼쳐왔다.
‘한국의 헬렌 켈러’로 불리는 그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막사이사이상 공공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1941년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열흘 만에 부모를 폭격으로 잃었다. 불과 보름 뒤에는 수류탄 불발탄이 폭발하는 사고로 두 눈마저 잃었다. 하루아침에 고아이자 시각장애인이 된 소년은 친척집에서 모진 학대와 멸시를 견디다 결국 집을 뛰쳐나왔다.
전국을 떠돌며 동냥으로 연명했던 그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서울역과 영등포역을 전전했다. 어린 나이에 ‘왕초 거지’로 불릴 만큼 혹독한 거리 생활을 했지만 희망만은 놓지 않았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교육과 신앙이었다. 미군과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학교에 진학한 그는 숭실중·고교를 거쳐 숭실대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당시 시각장애인의 대학 진학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시절, 그는 수십 차례 문교부를 찾아가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결국 장애인 대학 진학의 길을 여는 계기를 만들었다.
1972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세운 김 목사는 1977년 한 후원자가 건넨 개안 수술비를 계기로 무료 수술 사역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교회의 후원과 장치혁 고려합섬 회장, 한경직 목사 등의 도움으로 실로암안과병원이 설립됐다.
“실로암은 성경에 나오는 연못 이름으로 ‘보냄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실로암안과병원의 개안수술비는 대부분 교회와 후원자들의 작은 정성으로 마련된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아 후원하는 이도 있고, 평생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을 기부하는 환경미화원도 있다.
실로암안과병원은 개원 4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서울에서 감사음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4일(일) 오후 5시 실비치 레저월드 한인커뮤니티교회(LWKCC)에서 제12회 시각장애인 돕기 실로암 자선음악회를 연다.
15년 전 창립된 실로암선교 미주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음악회에는 11개 팀이 출연한다. 참가팀들은 개안수술비 350달러씩 3명을 후원하는 조건으로 무대에 오르며, 일반 관객들도 후원에 동참할 수 있다. 올해 목표는 100명에게 새로운 빛을 선물하는 것이다.
미주후원회 회장인 용장영 목사는 “음악회를 통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 (714)323-0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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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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