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 이후 백악관 앞 지키던 반핵 평화 시위 농성장 [로이터]
40여년 동안 백악관 앞을 지키며 반핵·반전 구호를 외쳐온 '백악관 평화시위' 농성 천막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철거됐다.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추진하는 거리 노숙자 시설 철거의 일환으로, 이날 새벽 당국자들이 백악관 건너편 라파예트 광장에 있던 천막 등 시위 시설을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철거 당시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던 자원봉사자 필리포스 멜라쿠벨로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이 농성 시설이 노숙자 캠프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을 철거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멜라쿠벨로는 "시위 시설이 노숙자 캠프와 다른 점은, 노숙자 캠프는 노숙자가 사는 곳이라는 점"이라며 "보시다시피 여긴 침대가 없다. 내가 가진 것은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는 피켓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성시설 철거로 민권이 침해받았다면서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농성시설을 철거한 사실을 인정했다. A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는 시설에 대해 "백악관과 그 주변 지역을 찾는 방문객에게 위험요소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철거된 '백악관 평화시위'는 1981년 윌리엄 토마스 활동가가 핵무기 해체, 전세계의 전쟁 중단 등을 외치며 처음 시작해 올해까지 44년간 이어져 왔다. 미국 내 최장기 반전시위로 꼽힌다.
토마스 활동가가 2009년 사망한 이후에도 멜라쿠벨로 등 다른 자원봉사자와 활동가들이 당국의 급습을 막기 위해 24시간 농성을 계속해왔다.
농성장의 피켓에는 '폭탄으로 사는 자 폭탄으로 죽으리라'는 등의 구호가 쓰여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 농성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지난 5일이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도중 보수성향 방송 리얼아메리카스보이스 소속 기자가 이 농성장을 가리켜 "반핵 집회였던 것이 이제는 반미, 때로는 반트럼프 집회로 변질된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성시설의 존재를 몰랐다면서 즉석에서 참모진에게 "철거해. 오늘, 지금 철거해"라고 반응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치안이 불안하다며 연방정부가 직접 도시 치안을 관리하도록 명령한 상태다.
도시의 치안을 담당해온 시 경찰 당국을 연방 통제하에 두고, 주방위군을 치안에 투입했다. 곳곳에서 노숙자 텐트촌도 철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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