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가 과목별로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학점이 전체 학부생 성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성적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하버드대 교수진이 내주 과목당 A학점 비율을 제한하는 안건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과목당 A학점을 부여할 수 있는 비율이 20% 수준으로 제한된다.
하버드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A학점 비율이 2011년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버드에서는 지난 2024∼2025학기 전체 성적의 약 60%가 A였는데, 이는 2005∼2006학기의 약 25%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대학 측은 학내 문화를 바로잡고 학생들이 학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독려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학부교육 담당 학장 어맨더 클레이보는 “학교는 성적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학위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하버드의 명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치로 이는 결국 학생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마틴 푸크너 교수도 현재의 성적 평가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에게 오히려 불공평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조슈아 그린 교수는 A학점이 너무 흔해 그보다 낮은 성적이 낙인처럼 되면 학생들이 낯선 과목을 탐구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반면 학생들은 이런 변화가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경쟁을 부추겨 학문적 탐구를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버드 학부 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0여명 중 약 94%가 A학점 상한제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A학점 상한제가 시행되면 학습량은 적은 대신 채점에 관대한 일부 수업에만 수강생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학생은 “더 쉬운 대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난도가 높은 과목에서 A를 받기 위해 노력할 동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A등급을 부여하는 기준이 이미 자의적인데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상한제만 도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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