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취임 이후 첫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
▶ 2년 기간제법에 “사실상 고용금지법”
▶ 피지컬AI 우려에는 “공포감 필요 없다”
▶ 민주노총 경사노위 37년 만의 복귀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소상공인에게도 노동자와 같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사용자’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만큼 노동자와 같은 권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며 파격 제안을 한 것이다. 아울러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2년 기간제법’에 대한 손질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초청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들도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단체 행동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단결권은 허용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이) 납품업체끼리 체인점끼리 아니면 지점끼리 집단적으로 (대기업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된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소상공인은 사용자로 분류되어 있어 이들의 집단 행동은 공동 의견 표명 등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 점이 협상력 등을 떨어뜨려 대기업의 착취 관행을 고착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대통령의 제안이 현실화할 경우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주들이나 대기업 납품업체들이 단체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산업계와 노동계가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 등 소규모 사업자들의 대기업 상대 단체행동에는 담합 규정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같은 일을 하고도 덜 받고 비정규직 기간이 짧을수록 더 적게 받는데, 이것은 완전히 반대로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날에도 비정규직이 감수해야 할 불안정성을 고려해 정규직보다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고착화된 만큼, 고용을 유연화하는 대신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또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의무전환하게 규정한 기간제법과 관련해선 “상시 고용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며 현실적인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노동계 숙원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요구에는 순차적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이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더라도, ‘산업 안전 분야’만큼은 차별 없이 조속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민주노총 측이 피지컬 인공지능(AI)이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자, 이 대통령은 “사실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노동 현장에 피지컬AI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노동자들이 ‘관리 인력’이 되도록 재교육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사례를 제시했다.
민주노총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를 탈퇴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불참을) 이해한다”면서도 “최소한 우리 정부에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 문제에 대한 실질적 진전을 위해 사회적 대화기구의 정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간담회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가맹조직 위원장 24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민주노총과 별도 간담회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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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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