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군산복합체와 합작한 스페인·캐나다 호텔 철수 잇달아
쿠바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쿠바 내 글로벌 호텔 체인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 최대 호텔 '멜리아'는 3일(현지시간) 쿠바에서 모든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미 전력 부족과 관광객 감소로 인해 쿠바 내 대부분의 호텔이 휴업 중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회사에 미칠 재정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멜리아는 쿠바에서 15개의 호텔을 운영해왔다.
이로써 스페인 이베로스타, 캐나다 블루 다이아몬드 리조트, 아시아계 호텔 아치펠라고에 이어 네 번째로 대형 호텔 체인이 쿠바에서 호텔 운영에 손을 떼게 됐다.
이들 호텔은 관광객 감소와 전력난 등을 앞세워 공히 쿠바 내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더해 미국의 봉쇄와 행정 제재 때문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멜리아와 이베로스타는 1990년대 초 소련 붕괴로 경제 위기에 처한 쿠바가 외국인에게 관광 시장을 개방했을 때 가장 먼저 쿠바에 진출한 호텔 그룹들이다.
대부분 군산 복합기업 가에사(GAESA) 산하 국영 관광기업 가비오타와 합작 형태로 들어왔다. 이는 최근 철수를 결정한 블루 다이아몬드와 아치펠라고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지난 5월1일 행정명령을 발령하면서 불거졌다. 미국 행정부는 가에사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 데 이어 가에사와 협력하는 외국 기업들 역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이달 5일까지 쿠바 내 사업 활동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거나 국제 금융 시스템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장에선 미국의 행정 명령이 이들 기업의 철수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관측한다. 쿠바의 경제학자인 다니엘 토랄바스는 "이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쿠바를 떠나면서 쿠바 경제가 받게 될 단기적 타격은 파멸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조처에 쿠바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가에사는 불투명한 조직도, 쿠바 국가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별개의 구조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역사적으로 쿠바 혁명을 질식시키려 했던 경제 봉쇄에 맞서, 철저하게 기획되고 효율성이 입증된 국가적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전문가들은 가에사가 쿠바 경제의 40~70%가량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쿠바 제재를 담당한 전직 재무부 관리는 이번 가에사와 그 거래기업에 대한 직·간접 제재가 쿠바에 그나마 남아있던 스페인, 파나마, 멕시코 등 외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철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가 이르면 올여름 붕괴할 것으로 예상하고, 최근 전쟁 시뮬레이션(워게임)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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