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에서 알링턴 애비뉴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 10번 프리웨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철조망 안에 방치된 폐가 한채가 보인다.
지붕은 불에 그을린 채 곳곳에 구멍이 있고 유리창은 성한 게 없으며 앞뜰의 잡초들은 키가 넘게 자라 이 건물 1층을 아예 시야에서 가려 버렸다. 벽에는 온통 낙서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살펴보면 주변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폴리네시안 건축양식의 뾰족 지붕과 다락방 유리창 등의 특별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외모가 흉측한 이 주택을 ‘남태평양 주택’(South Sea House)라고 부르며 보물취급을 하고 있다.
그같은 주민들의 사랑과 집착이 건축된 지 100년이 되어 가고 11년 동안이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던 이 건물을 몇 번이나 철거될 운명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아나게 했다.
이 주택을 30년 넘게 소유하고 있는 시정부는 이 건물을 강제 철거, 동네 공원으로 만들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왔다. 주민들은 거의 10년 동안 이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시정부와 투쟁해 왔다.
거기에 건물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주장하는 역사가나 건축가들이 주민들의 캠페인에 가세, 결국 시정부는 90만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가는 건물 복원작업을 최근 승인했다.
따라서 이 건물의 복원공사는 빠르면 내년 여름부터 시작되어 2~3년 안에 멋들어진 타히티 스타일 건물로 재 변신되어 커뮤니티 센터나 청소년 센터로 활용될 전망이다.
8개 방이 있는 이층 건물이 위치한 24가와 알링턴 애비뉴 인근의 주민들에게는 ‘복원되는 남태평양 주택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면 좋겠는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달라는 공문이 내달 우송된다. 주민들의 힘으로 되찾아낸 ‘보물’이니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이 건물은 1902년 음악가 조셉 두퍼이(LA 심퍼니 오케스트라 공동 창설자)가 짓고 22년까지 아내와 두 아들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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