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다보면 오나라 대도독 주유장군의 얘기가 많이 나온다. 오나라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촉의 제 2인자 제갈공명이 자기 보다 한 수 위인 것을 알고 몇 번 죽여 없애려고 하지만 이런 계책을 간파한 공명에게 역공을 당하여 크게 참패하고 판다. 치욕의 분노 때문에 결국 홧병을 얻어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이 때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를 이 세상에 보내고 왜 공명을 보내셨습니까?
무심하십니다. 이 한 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는 대목이 생각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승패 경쟁이 치열한 것이 이 세상이다. 실제로 이기지 않으면 생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밖에 없다. 너 나 할 것 없이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대단히 싫은 일이다.
그런데 요즘 와서 같은 직장 같은 부서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같이 근무해 온 미국인 동료와 쌓였던 불화를 해결한 후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됐다. 가치를 기준으로 해서 승패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누가 몰라서 못하나요? 그렇다.
잘 잘못을 따진다. 흑백은 잠시 생각하면 명백해진다.
문제는 여기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쉽지가 않다. 몇달 가고 몇년, 아니 수십년도 간다.
백번 생각해도 내 잘못이 아닐지라도 포용해야 할 경우라면 져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힘이 없어 항복한 것이 아니고 내가 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제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해서 이겼다 쳐도 상대의 감정까지를 이길 순 없을 것이다. 이론에서 진 쪽이 피해의식으로 보복이라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면 상생을 못하고 상극으로 가는 동기를 만드는 결과가 된다. 그렇다면 아하, 이기는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로구나 하는 느낌이 오면서 마음이 한없이 편해졌다. 가정문제건 사회문제건 사람이 사는 곳에선 너와 나의 調和를 목표로 삼는 그런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무엇이 소중하고 행복이 무엇인지 잘 보일 것만 같다. 기를 쓰고 이기려고 할 필요가 전연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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