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덩이에 걸치는 하의로 배꼽 내놓는 패션 유행
올 여름 거리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배꼽들을 봐야할 것 같다. 3월호 ‘보그’지 표지 모델 페닐로피 크루스도 내놓았고 ‘섹스 앤드 더 시티’ 주연 사라 제시카 파커도 스크린 액터스 길드상 시상식장에 드러내고 등장했다. 팝스타 데스티니즈 차일드의 세 아가씨는 기회 있을때마다 내놓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자꾸 가슴 선을 깊숙이 파가던 바람에 ‘미러클 브라’ 세일만 가속시켰던 패션계가 요즘은 눈을 더 아래로 돌리고 있다. ‘보그’지 3월호 표지의 크루스는 허리선이 배꼽에서도 몇인치나 더 내려가는 가죽 ‘랄프 로렌’ 미니스커트로 아랫도리를 겨우 가리고 셔츠도 없이 벗은 윗몸은 팔로 가슴만 가리고 나왔다. 또 파커가 입고 무대에 오른 검정색 ‘프라다’ 투피스는 구슬박힌 튜브형 상의에 스커트는 겨우 엉덩이에 걸친 것이었다. 데스티니즈 차일드가 배꼽을 드러내놓고 연주한 2월의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제니퍼 로페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배꼽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세븐틴’지의 상품 담당 편집자 니콜 케닐리는 배꼽 드러내기가 젊은 스타들이 선도하는, "핫 패션"이라고 말한다.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즈의 블루밍데일 백화점 기성복 담당 매니저 캐시 시암도 ‘힙스터’ ‘로우라이저’등으로 불리는 배꼽 나오는 바지가 올봄의 유행상품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스타일은 이미 하도 널리 퍼져서 DKNY는 봄에 허리가 없는 팬티스타킹을 내놓았으며 모닝쇼 호스트 레지스 필빈은 자기 쇼에서 인기 있는 비키니 진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즉 바지를 가져다가 허리띠를 가위로 잘라버리고 가장자리의 올을 풀면 된다는 것이다.
엉덩이에 걸치는 패션은 물론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60년대 LA의 멜로즈 거리에 자리잡았던 작은 부틱 ‘론 허먼/프레드 시걸’이 처음에 내놓았던, 허리가 내려가고 통은 밑으로 퍼지는 바지는 원래 남자들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었으나 정작 사가는 사람은 온통 여성들이었다.
이 60년대 스타일을 90년대에 살려낸 공을 인정받는 사람은 뉴욕의 디자이너 대릴 케리건으로 시간은 좀 걸렸지만 확실하게 유행시켰다. 샬리즈 세론이나 멜 라이언이 입는 ‘대릴 K.’ ‘프랭키 B.’ ‘얼’ 같은 상표는 한 벌에 100달러가 넘지만 ‘올드 네이비’에 가면 19달러 50센트에 장만할 수 있다. ‘갭’이 봄철 상품으로 내놓은 로우 라이즈 스트레치 플레어는 48달러, ‘실버’ 진은 프렌치 컷 힙스터를 59달러95센트에 내놓았다. ‘리바이스’는 501과 517의 허리를 잘라내 ‘수퍼로우즈’라는 이름 아래 각각 44, 80달러에 판매한다.
기사는 없이 샤핑 정보만 게재하는 잡지 ‘럭키’ 4월호에는 배꼽이 나오는 투피스 신부복도 소개됐다. 스트레치 새틴 소재의 띠로 된 상의에 스커트는 물고기 꼬리 스타일로 가격은 5500달러. 이 옷은 정장보다 비키니를 입는 것이 편하고 몸을 드러내는데 자신있는 신부만 입으라고 되어 있다.
한편 유행과 함께 허리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요즘은 그저 엉덩이에 걸칠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보여서는 안될 부분을 겨우 가릴 정도"라고 ‘위민즈 웨어 데일리’지는 쓰고 있는데 브라질 출신 모델들이 잘입는 바지를 디자인하는 남미 디자이너 투피 두엑이 올봄 미국 매장에 내놓은 3개 스타일의 지퍼 길이는 각각 3, 5인치였다. 보통 여자 바지의 지퍼 길이는 8인치다.
한편 배꼽 나오는 옷을 입으려면 몇 달동안 운동으로 잘 다듬은 근육으로 빨래판처럼 골이 진 배를 내놓는 것이 필수인데 무심한 패션 시계의 추는 이미 반대편으로 움직여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2001년도 가을 패션쇼에 나온 치마와 바지의 허리는 허리에서 몇인치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가는 것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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