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실에서(In the Bedroom)침실에서(In the Bedroom)
심리스릴러 ‘디프 엔드’ 스타일의 고요하면서도 깊고 또 긴장감 가득한 홈 드라마이자 도덕극이며 서스펜스 스릴러이다. 청천벽력 같은 비극을 맞은 중년 부부가 이 비극을 계기로 요동치는 서로간의 역학관계를 재검토하면서 관계를 재정립하는 인간관계의 영화이자 계급투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마을에 갑자기 발생한 비극이어서 그 충격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데이빗 린치의 터치마저 느껴진다) 이 영화로 감독에 데뷔한 타드 필드(’눈을 크게 감고’ 등에 나온 배우)는 이같은 비극이 평범하고 평온한 마을과 마을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외과의가 수술을 하듯 차분하면서도 주도면밀하고 가차없이 다루고 있다. 시종일관 긴장감이 사로잡고 놔주지 않는 잘 만든 심리 서스펜스 드라마다.
메인의 한 그림처럼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서 의사로 일하는 매트 파울러(존 윌킨슨)와 학교 합창단을 이끄는 그의 아내 루스(시시 스페이섹)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나 그 관계가 세월에 마모된 상태다. 둘의 외아들 프랭크(닉 스탈)는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돌아왔는데 프랭크가 노동자 계급으로 이혼수속 중인 두 아이의 엄마 나탈리(마리사 토메이)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면서 이 가정에 비극이 발생한다.
프랭크가 나탈리의 별거 중인 남편 리처드에 의해 살해돼 재판에 회부되나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리처드는 얼마 안 있어 가석방된다. 아들의 죽음으로 극심한 비통감에 빠져 있는 루스와 매트는 리처드가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분노와 좌절감 그리고 고통과 슬픔에 시달리며 불면의 밤을 보낸다.
사이가 좋던 두 사람은 아들의 죽음을 놓고 서로 다투면서 둘의 관계는 격심한 마찰로 발화지경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루스는 "길에서 그 놈을 계속 만나게 돼요"라며 매트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가한다.
아들의 죽음으로 고뇌하며 서로 갈등을 일으켜 비벼대는 부부의 모습을 민감하면서도 치열하고 또 숨이 막히도록 중압감 있게 보여주는 윌킨슨과 스페이섹의 연기가 훌륭하다(올해 선댄스 영화제서 심사위원 특별상 공동수상). 토메이도 좋은 연기를 하는데 결말이 값싼 스릴러식으로 처리된 게 흠. R. Miramax. 뮤직홀(310-274-6869),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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