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직후 매출 호조
"반짝 경기…속단을 일러"‘검은 금요일’의 특수가 이어질 수 있을까. 29일 하루의 대형 소매점 매출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연말 미국의 소비심리 회복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은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라고 해서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검다’는 표현은 상점들이 이날 연중 처음으로 장부에 적자(Red Ink)대신 흑자(Black Ink)를 기재한다는 데서 연유한다.
대형 소매점들은 전자제품, 장난감 등 일부 상품을 이날 하루 최대 75%까지 할인하며 손님을 끌어들인다. 월 마트, K 마트, 베스트 바이 등 대형 할인점 앞에는 쇼핑객들이 새벽 5시 또는 6시 개장 전부터 줄을 지어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벌떼 쇼핑’에 나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의 판매 실적은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는 이날 소매업체의 미국 내 하루 판매액으로는 사상 최고인 14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검은 금요일’의 매출 12억 5,000만 달러에 비해 14%가 늘어난 것이다. 월마트측은 “쇼핑객과 1인당 평균 소비 규모 모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만 보면 9ㆍ11 이후 오그라들었던 미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날의 매출증가가 주로 할인 품목에 국한되는 등 미국민들의 전반적인 소비 증가세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국소비자연맹은 “올 연말 총 소매 규모가 2,090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4%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증가”라고 예측했다.
이라크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 증시 위축, 대량 해고 등 불안 요인이 겹쳐‘검은 금요일’의 반짝 경기를 연말 소비 열기의 신호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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