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샌디에고 유명교수 퀸시 트루프
학사학력 위조 자진사임 충격
동료교수·총장등 나서 만류 허사
캘리포니아주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며 ‘문학계의 수퍼스타’로 떠오른 퀸시 트루프 교수(63·UC샌디에고 영문학 및 카리브해 문학과)가 학력위조 사실이 드러나 결국 사임하게 됐다.
트루프 교수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학사 학위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해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가 끝나는 내년 6월말 연봉 14만9,000달러의 UC샌디에고 교수직에서 물러난후 뉴욕으로 돌아가 집필활동과 예술영화 제작에 몰두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떨리는 목소리로 “부정직한 언행으로 대학, 동료, 학생들과 가족, 나아가서는 문학계에 누를 입힌 것을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말하고 “특히 85세의 노모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학력허위 게재 사실은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에 의해 ‘캘리포니아 계관시인’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은 직후 표면에 떠올랐다. 계관시인의 학력 및 배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91년 UC샌디에고에 부임하기 전 제출한 이력서에 게재된 그램블링 주립대학 출신이 아닌 것이 드러난 것.
이런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트루프에 대한 학교측이나 주변의 사임압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자진 사임을 결정하고 학교측에 알렸을 때 로버트 다인스 총장을 비롯한 학교 행정가들은 오히려 극구 말렸다고 한다. 그의 사임 발표가 난 3일에도 학교측은 성명을 내고 “그의 퇴진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하겠지만 학교측의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교수와 학생들을 그의 부임으로 모처럼 활력을 찾았던 UC샌디에고 인문학부와 관련 프로그램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그의 잔류를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트루프 교수는 예술가이자 훌륭한 교육자로 손색이 없으며 그가 없는 UC샌디에고 인문학계는 다시 황무지화할 것”이라며 “학사학위가 꼭 필요한가?”라고 학교측에 되묻고 있다. 동료 교수들의 그의 복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총장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루프 교수는 UC샌디에고로 오기 전에 UCLA와 USC, 또 컬럼비아 대학에서도 영문학과 시작법 등을 가르쳤다. 랩이나 재즈, 팝 리듬을 자신의 시에 접목시켜 독특한 새 장르를 개척한 그는 6권의 시집을 포함하여 13권의 저서를 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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