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 행정수도 이전 공방 가열
한나라당은 10일 민주당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을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한 속임수’, ‘서울 버리기’ 등으로 몰아 붙이며 대대적으로 비난했다.
실현 가능성이 없음을 부각해 충청권 표심의 동요를 막는 한편 수도권 유권자의 반발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양면 전략이다.
당 정책공약위원회는 정책성명에서 “국회와 청와대까지 이전한다는데 이는 서울을 옮기겠다는 발상으로 서울 버리기 전략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한 뒤 “일자리 문제 등 수도권 주민의 불안이 대단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서청원 대표는 “수도 이전을 선거를 의식해 발표한 것은 졸속의 극치”라고, 김영일 사무총장은 “수도를 옮기는 데 말뚝 박고 건물만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냐”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를 비난했다. 노 후보의 불안정성, 즉흥성을 강조하려는 발언이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 후보의 공약은 30여년 전 DJ가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충청권 대의원을 겨냥해 내놓았던 공약을 베낀 꼴”이라며 “전남도청 이전에 2조5,000억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4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어서 결국 충청인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신 행정수도 건설’ 공약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난에 대해 “행정수도 건설에 40조~50조원의 예산이 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임채정 정책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충청권에는 이미 공항과 고속철도, 고속도로, 국립묘지, 대전 정부청사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18만평 면적에 인구 50만명의 도시를 건설할 경우 청사 건설비 1조6,000억원과 이전 비용, 예비비 등을 포함해 6조원이면 되며 현 정부청사 매각 대금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 행정수도는 워싱턴과 같은 정치ㆍ행정 중심지로 만들고 서울은 공장 총량제 등 각종 규제를 풀어 뉴욕과 같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47%, 공공기관의 84%, 대기업 본사의 89%가 몰려 있어 이대로 두면 주택, 교통, 땅투기, 공해 등의 문제로 국가적 재앙이 올 수 있다”고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한나라당이 지역별로 기능 분산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오히려 효율적 정부운영을 도외시한 인기영합적 정책”이라고 역공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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