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 강풍에 날아간 그랜드슬램
타이거 우즈는 올해도 명실상부한 세계골프 황제로 군림했다. 4년 연속으로 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으며 다승과 평균타수 등도 모두 연 4년째 1위는 그의 차지였다. PGA투어 ‘올해의 선수’는 그 외에 다른 후보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우즈도 이루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그랜드슬램. 비록 지난 2000년 마지막 3개 메이저를 석권한 데 이어 2001년 매스터스에서 우승, 4연속 메이저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했건만 같은 해에 이뤄낸 것이 아니란 이유로 ‘그랜드슬램’이란 공식 타이틀 대신 ‘타이거슬램’이라는 변칙 ‘트로피’를 받는 설움을 당했던 우즈는 올해 ‘진짜’ 그랜드슬램을 이뤄낼 어쩌면 생애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 1972년 잭 니클라우스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같은 해 매스터스와 US오픈을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의 대업 가운데 50%를 완성하며 야망을 불태우던 우즈는 그러나 단 하루의 악몽 때문에 모든 꿈이 깨졌다.
지난 7월 스코틀랜드 뮈어필드에서 벌어진 제131회 브리티시오픈. 우즈는 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차 간격을 유지하며 3연속 메이저석권과 그랜드슬램 75% 달성을 사정권에 뒀으나 하늘은 다음날 갑자기 그를 외면했다. 3라운드에서 하필이면 그의 티오프 타임시간에 맞춰 몰려온 비를 동반한 북해의 강풍에 정면으로 부딪치며 프로커리어 최악의 성적인 10오버파 81타로 무너진 것. 그랜드슬램 도전이 좌절된 우즈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선 무명의 리치 빔에 이어 2위에 그쳐 올해 메이저 2승에 만족해야 했다.
결과론이지만 우즈는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4오버파만 쳤어도 우승의 기회가 있었고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면 PGA 챔피언십에서 그의 기세를 꺾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우즈로서는 평생 잊지 못할 뼈아픈 라운드였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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