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에 설립되어 2만5천여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새크라멘토시립대학교(Sacramento City College)에서 체육학과 조교수 겸 여자 축구부 감독으로 보낸 지난 1년의 생활은 나에게 도전과 슬픔, 외로움, 고독, 그리고 기쁨을 동시에 가져다 준 한 해였음을 다시금 느낀다.
그 자체가 극히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기상이라 하더라도 자명종 소리와 함께 아침에 눈을 뜨고 세면과 면도 허겁지겁 시작하는 하루의 시작이 어제와는 또 다른 아침을 맞이했음을 느끼지 못한 채, 우리는 하루 하루를 승부의 세계에서 지내고 있다.
더군다나 그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별개로 치더라도 스포츠 현장에서 대학교 여자 운동선수들을 지도하며 한 시즌 동안 타 대학들과 20여 경기를 하는 4개월의 시간은 나를 고독하게 만들고 나를 외롭게 만든다.
왜냐하면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페어 플레이와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하지만 우리 팀이 이겼으면 하는 나의 속마음과 현재 SCC 여자 축구팀의 수준과 능력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 1세대 혹은 오래 전에 미국에 일찍 건너와 해병정신(?)의 피(빨강)와 땀(노랑)의 결실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자랑스런 한인 교민들. 그 시절의 한인들은 하루 하루를 냉혹하고 처절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면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의 갖고있는 헌신적인 가족과 일에 대한 사랑, 열정은 이민 100주년을 맞이한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고 있다.
지난 월드컵 4강이 단지 히딩크 감독 한사람(?)이 아닌 그동안 음지에서 한국의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한 현장 지도자들, 그리고 아주 오래 전 흙먼지가 날리는 효창운동장에서 뛰었던 선수들과 그들을 지켜보았던 소수의 관중들이 지난 월드컵의 성공을 이룩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금년, 아니면 내년 그것도 아니면 그 다음해에 SCC 여자 축구부가 가주 챔피언 대회(CA State Championship)에 진출하기 위해 올 여름에는 더욱 해병정신으로 무장하여 뛰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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