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
▶ 25년전 라파엣 강간살인범 덜미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베이지역 주민들은 ‘살인의 공포’에 떨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한 뒤 유유히 사라지는 흉악범이 출몰했다.
그러던 78년 11월14일 오전 라파엣에서 또 한건의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희생자는 아미다 윌시(당시 40세). 화요일인 그날 아침, 여느때와 다름없이 열살짜리 아들 젭을 인근 초등학교에 바래다준 뒤 월시는 애완견과 함께 흐드러진 숲길을 따라 조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목격자도 없는데다 과학수사도 초보단계였기에 경찰수사는 처음부터 겉돌았다. 10년 각고 끝에 78년 기소한 필립 휴즈는 다른 사건 범인일 뿐이었다. 영구미제로 남는 듯했던 윌시사건은 2000년 베이지역 범죄수사연구실이 최첨단 장비를 들여오면서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윌시의 손톱밑에 남아있던 혈흔과 경찰이 초동수사때 혹시나 해서 잘라둔 어느 용의자의 머리카락을 정밀조사한 결과 유전자(DNA)가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머리카락의 주인공을 찾아내 새로 혈액을 채취해 다시 검사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보강수사 끝에 25년만에 붙잡힌 범인은 대릴 켐프, 유사 범죄로 텍사스교도소에 수감중인 67세 무기수였다. 18세때 강간죄로 처음 감옥살이를 한 켐프는 이후에도 석방-범행-재수감을 반복해온 상습 강간살인범. 윌시사건 이전에 사형당할 처지였던 켐프는 70년대 초 사형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 덕분에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78년 여름 가석방의 은전을 받고도 넉달이 채 안돼 강간살인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당초 윌시살해 2주일 뒤 월넛크릭에서 남의집 창문을 통해 안을 엿보며 새로운 ‘제물’을 찾다 재수감된 켐프를 유력한 용의자로 찍었으나 그는 여자친구의 허위 알리바이를 들이대며 빠져나갔다.
18세때부터 지금까지 49년 가운데 고작 8년정도를 빼고 40년 이상 철창 너머에 갇혀 지내온 켐프는 나이가 많은데다 비교적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조만간 가석방될 예정이었으나 머리카락 한가닥 때문에 25년 전 범행이 들통나 꼼짝없이 사형수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사형에 대한 위헌판결마저 윌시사건 1주일 전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 무효가 돼 그는 이번주 시작된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을 경우 사형을 면치 못할 것이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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