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다리가 휘어진 채 살았던 환자의 무릎관절 성형수술을 마친 뒤 송수일(왼쪽) 박사가 환자와 함께 웃고 있다.
정형외과 송수일 박사 오지서 46명에 무료시술온정
‘오퍼레이션 워크’회원 13명과 과테말라서 의료봉사
한인 정형외과 의사가 과테말라 오지에서 평생을 자유롭게 걷지 못하던 46명에게 무료 시술을 펼쳐 이들에게 걸을 수 있게 해 추수감사절을 맞아 훈훈한 베풂의 미덕을 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타운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송수일 박사. 송 박사는 이 달 초 비영리단체 ‘오퍼레이션 워크’(Operation Walk)의 회원 13명과 함께 남미 과테말라 안띠구와의 엘마누 뻬드로 병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나 무릎관절이 파괴돼 걷지 못하는 현지인 46명을 무료로 수술했다.
보험과 치료비가 없어 수술 못하는 환자들에게 사랑의 시술을 베풀자는 취지로 설립된 오퍼레이션 워크는 수술대상자를 사전 모집했는데, 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인조관절도 구할 수 없는 등 의료여건이 열악한 곳이라 무려 2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10년 이상 다리가 휘어진 채로 살아온 87세 노인이 수술 후 걷기 연습을 하며 걸음을 떼는 것을 보고 가족들은 “놀랍고 고맙다”며 송씨에게 빼빼 마른 손으로 직접 만든 수공예품이나 과자를 쥐어주기도 했다.
사실 경제적으로 따지면 엄청난 손해였다. 무릎관절 성형수술은 수술비와 입원비까지 따지면 경비가 1인당 3만 달러에 달하는 데다, 일주일간 고스란히 병원 문도 닫았기 때문이다. 출발 열흘 전부터는 하루에도 여러 명씩 생기는 수술환자들의 일정을 잡기 어려울 것 같아 아예 예약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송 박사는 매일 40여명의 환자를 돌보느라 점심을 사놓고도 시간이 없어 먹지 못할 정도로 바쁘지만 “늘 가야겠단 사명이 있었고, 의사로서 하느님의 도구로 쓰이는 길이라고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35년 간 의사 아내로 살아오면서 환자들과 가족 같은 교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제니퍼씨는 현지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스패니시를 배우기도 했다.
2005년 한인의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송 박사는 “의사라는 직업이 고단하지만 보람된 이유는 이웃이 날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며 “많은 의사들이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선교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이웃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자기만 아는 집단으로 알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걷지 못하는 많은 한인들도 간단한 수술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데 이를 몰라 고생을 하는 것을보면 안타깝다”는 송박사는 “내년 중 중국으로 또다시 봉사를 떠나고, 조만간 한국에서 차별 받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시술도 해주고 싶다”며 진정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실천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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