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선교회 월례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함께 찬양하며 재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웃 속으로… 훈훈한 연말을 위한 시리즈 <7 . 끝>
보이지 않는 것이 죄 아닌 죄가 되어 남아 있는 가능성 마저 닫을 뻔했던 시각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용기를 북돋우며 재활과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사랑과 믿음으로
장애딛고 ‘홀로서기’
5년 전 설립된 ‘소망선교회’(목사 추영수)는 ‘볼 수 없는 자’를 위한 공동체로 출발했지만, 이젠 타인들의 막연한 연민과 동정심의 시선을 극복하고, 다양한 재활시도를 통해 사랑의 공간으로 자리 매김 했다.
얼마전 열린 소망선교회 월례회에는 연말을 앞두고 시각장애인은 물론 가족과 자원봉사자들까지 30여명이 참석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타인에 의존해 살아야 하는 현실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죄인 같았습니다. 처음부터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믿고 의지하면서 홀로 설 수 있다는 희망도 키워가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시각장애인으로서 선교회를 설립한 추영수 목사의 말대로 장애인은 기본적인 삶부터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개체로서 인정받기 위한 경제활동은 더욱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이중고에 시달린다.
사회적 편견과 재활을 위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이들은 ‘지하철을 타려다 철로에 떨어져 숨진 뉴스’의 기막힌 주인공이 아니라 일반인들과는 다르지만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한다.
소망선교회는 언어장벽에 막혀 미국내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에서도 교육받기 어려운 한인들을 위한 재활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복지 정보 제공과 함께 장애인 홍보 활동 등을 겸비해 독립된 시각 장애인 학교 기능을 하도록 준비중이다.
눈 대신 귀를 이용해 음성컴퓨터와 점자교육 등과 함께 음악치료 차원의 하모니카 연주 교습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젠 건강을 위해서 실내를 벗어나 과감한 시도인 ‘산책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 재활교육을 통해 다른 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데 도움을 주고, 성공 스토리를 공급하려는 역할도 찾고 있다.
직업군인 생활 중 폭발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절망을 극복해 낸 추목사는 “미국내 시각장애인 교육기관들이 있지만, 한인들은 ESL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한인들을 위한 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지금은 협소한 공간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지만, 독지가가 있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수 천명의 한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학교로 운영하고 싶다”는 것이 추목사의 소박한 욕심인 셈이다.
월례회 중간 이들이 하모니카로 연주한 ‘멀고 험한 이 세상 길’이란 곡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처럼 따뜻하게 울려 퍼졌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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