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머니 날은 공교롭게도 한국의 어버이날과 겹치게 됐다.
모두들 즐거움에 들뜨는 계절이지만 양로원이나 노인아파트의 독거 노인들에게는 더없이 힘겹고 우울한 날이기도 하다. 어머니날이 돼도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따뜻한 관심과 사랑입니다. 많은 노인 분들이 양로원에서 외롭고 쓸쓸한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인이 거주하는 양로원을 찾아 9년째 조용히 봉사해 온 제인 김씨(사진.45, 폴스처치 거주)는 어머니날이 되면 한국 안동에 거주중인 부모님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김씨는 최근까지 옥턴 소재 선 라이징 양로원을 찾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봉사해 왔다.
김씨가 양로원을 찾기 시작한 것은 87년 미국에 잠시 거주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
버지니아 텍을 다니는 동안 학교가 소재한 블랙스버그 인근 양로원을 찾아 미국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피아노 연주를 해 주기도 하고 휠체어에 탄 노인들 산책을 시켜 주며 말벗이 돼 주었다.
“사회 복지 시설이 잘 된 미국이지만 노인분들의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입니다. 지역이 넓어 타주에 사는 자녀들이 자주 찾아오기도 힘들고 그러다 보니 고립된 생활에서 마음의 병, 신체의 병이 생기더군요. 노인분들이 더 이상 쓸모없는 이 사회의 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아쉽습니다.”
양로원 봉사를 하며 가장 가슴아픈 것은 연세 든 노인이다 보니 낯익은 노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 보낼 때. 그리고 멀쩡하던 노인에게 치매가 발병, 자식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던 자신을 못 알아 볼 때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훼어팩스 카운티 우드로 윌슨 공립 도서관에서 컴퓨터 교육 자원봉사를 시작, 지역사회 봉사의 범위를 넓혔다.
그의 소망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힘을 합쳐 양로원과 노인아파트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 외로운 한인 노인들에게 위안과 사랑을 전하는 일이다.
김씨는 현재 샌틸리에 본부를 둔 프로스퍼리티 모게지 회사에서 융자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