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구속기소 뉴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그동안 41조원의 분식회계, 10억원 사기대출, 200억달러 해외도피 혐의에 대한 기본사실 확인작업과 해외 금융조직인 BFC 자금의 흐름, 계열사를 통한 국내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여 BFC 자금 수십만 달러의 전표가 누락된 사실, 10억여원의 비자금 조성 등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단일 경제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데다, 이후 30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쏟아 부어졌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무척 컸다.
필자는 신입사원 시절에 그의 경영철학을 저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며, 나름대로 넓은 세계를 향한 꿈과 비전을 갖게 되었다.
특히 클레어몬트 대학원 시절, 피터 드러커 교수의 “변화를 찾아내어 기회로 이용하고 혁신하는 기업가의 정신”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김우중 회장의 경영철학에 더욱 매료되었다.
그러나 17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김우중 회장은 독일, 수단, 프랑스, 베트남 등에서의 오랜 유랑 끝에 기업윤리성에 관한 짙은 의혹을 갖고 귀국하여 마침내 구속기소 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몇 달 전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역시 경영간부들의 윤리성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전 미공군 구매담당 간부였던 다린 드류연이란 여성이 회사에 경영간부로 고용되기 전에 미 공군이 회사로부터 임대하고자 하는 연료 항공기 임대 결정과정에서 거래액을 엄청나게 증가시켰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일명 ‘보잉 탱커 스캔들’이란 제목으로 미 주류언론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을 뿐 아니라, 다린 드류연은 9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회사의 최고 경영인이 부하 여직원과 주고 받은 부적절한 이메일 사건으로 인해 최고의 위치에서 물러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러한 회사 간부들의 윤리성 문제로 인해 전 직원은 참회하는 뜻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윤리 재교육을 받았다.
지도자들의 윤리성 문제는 한 공인의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조직사회 전체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가 된다.
지난 달 루이스 플렛 보잉사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에어쇼 참관 중 일본 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잉사의 최고 경영인을 뽑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그때 그는 첫 번째 기준은 윤리면에서 결백해야 하는 것이며, 그 다음이 윤리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경영경험을 갖추는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기업체의 최고 경영인이 윤리성을 잃으면 그 기업체는 파산의 길로 추락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 경영 컨설팅 회사들은 기업체 내에 윤리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예를 들면 윤리고발센터를 제3의 독립회사에 의뢰함으로써 익명의 고발자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제 윤리성은 지도력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지도력의 한 유형을 결정하며, 윤리성을 갖춘 지도력은 가치에 기초한 높은 수준의 지도력이어야 한다.
손국락
라번대 겸임교수·컴퓨터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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