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스트릿 유스 서커스’ 단원 8~13세
광대, 마술, 곡예, 인간 피라미드 등 다양
자신감, 협동심, 집중력 기르는 ‘교육 마당’
미 유스서커스 페스티발 출전 앞두고 구슬땀
지난달 LA다운타운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공연하기 전 8~13세의 어린이 서커스단원들이 캘리포니아 하스피틀 메디칼 센터의 캠퍼스에 있는 호프 스트릿 페밀리 센터에 모였다. 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광대, 곡예사, 마술사 등 다양한 역할을 나누어 맡았다. 이 때 에블린 라모스(10)가 연습장에 도착했다. 목발을 집고 있었다. 몸의 상태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쇼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서커스단 코치 다나 우드-배브콕은 서커스단에서 유일하게 남자인 에드가 잼바다(9)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필 트립을 가는 바람에 연습에 불참해 다소 걱정을 하고 있다. 그래도 코치는 용기를 잃지 않았다. 서커스에 동참할 어린이는 모두 7명뿐이다.
LA타임스가 소개한 이들의 연습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링링 브라더스와 같은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테이플스 센터 무대에서 서커스를 보여주는 것은 여간 떨리는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호프 스트릿 유스 서커스단원들은 똘똘 뭉쳐 있다.
부 코치 줄리엔 헤론이 단원들을 연습시킨다. 우선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에 들어간다. 고무 공 위에 올라가 균형 잡기 연습을 한다. 밑에 둥근 통을 놓고 그 위에 널빤지를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 양발을 벌려 몸을 지탱하면서 넘어지지 않는 훈련을 한다. 동시에 양손에 공을 들고 현란한 손놀림으로 공을 이리저리 옮긴다. 단원들이 여럿 모여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기도 한다. 평소에는 훈련 중이라고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러나 고도의 난이도를 시범보일 때는 초긴장상태에 들어가는 탓에 얼굴이 굳어지기도 한다.
어린 단원들이 처음 서커스단에 들어갔을 때 아무도 공중제비 곡예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인 점보 쉬림프 서커스 아카데미의 지원으로 이젠 “그 정도쯤이야” 한다. 코치 우드-배브콕은 9년 간 호프 스트릿 서커스단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서커스단의 목적은 곡예가 아니다. 어린이들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자신이 연마한 기술을 보여주는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아울러 서커스단원 모두가 일치 단결해 멋진 묘기를 보여주듯 팀웍 배양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협동심을 북돋고 집중력 또한 길러준다.
단원들은 모두 호프 스트릿 페밀리 센터 근처에 산다. 걸어다닐 수 있다. 멕시코 등 중남미 이민자 출신의 자녀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대부분이다. 호프 스트릿페밀리 센터는 1992년 오픈했다. 처음엔 동네 아이들을 돌봐주는 정도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점차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서커스 프로그램도 그 일환이다. 단순히 아이들이 노는 장소가 아니라 자긍심, 용기, 협동심, 기술 등을 익히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장이 됐다.
서커스를 배우려는 수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실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뿐 아니다. 비만, 당뇨병이 있는 아이들이 지 지역에는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센터는 이들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전인교육의 마당이 되고 있다.
서커스단은 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8월 말 미 유스 서커스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LA대표로 샌프란시스코에 간다. 코치가 매년 6~8회의 시범을 계획하고 있지만 LA지역 밖으로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은 무척 설렌다. 이번 여행에는 부모들도 일부 동행한다.
LA자존심을 갖고 출전한 호프 스트릿 서커스단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할 각오다.
서커스단의 유일한 남자인 에드가는 말을 타고 나타날 것이다. 목발을 집은 에블린은 몸이 허용하는 선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은 묘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프 스트릿 서커스단의 시범을 본 링링 브라더스의 홍일점 페시 윌리엄스는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경험이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또 다른 관객은 “나도 어릴 때 이러한 것을 배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며 아쉬워했다. 서커스 단원의 부모들은 너나 없이 아이들이 서커스를 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흡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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