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외교관이 있었다. 부유한 귀족가문 출신이다. 이런 배경을 업고 그는 일찍부터 한 가지 도를 닦아왔다. 미식가의 도다.
한번만 맛을 보면 된다. 음식재료는 물론이다. 제 아무리 독특한 요리라도 어떤 소스를 사용했는지 단번에 알아낼 정도가 됐다. 한 마디로 입신(入神)의 경지에 도달했던 것.
이 외교관이 한 번은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중국측 호스트는 주은래. 만찬에 특별요리가 나왔다. 아마도 이 프랑스 외교관이 초일류 미식가란 점을 배려했는지도 모른다. 평소 꽤 자부하던 그였다. 그런데 그 날의 요리는 음식재료조차 알아낼 수 없었다. 그래서 백기를 들고 결국은 물어보기에 이른 것이다.
그 날의 요리는 꿩의 혀 요리였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올림픽식으로 랭킹을 매길 수 있을까.
잘 알려지고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요리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정도 다양한가. 하루에 한 가지씩만 먹어도 3대, 90년이 걸린다고 할 정도다.
여기에 기준을 둔다면 금메달은 단연 중국음식이다.
앞서 소개된 믿거나 말거나 식의 에피소드도 다름 아닌 중국 음식의 다양함을 알려주고 있다. 음식에 관한 한 ‘우리가 단연 세계 최고’라는 중국의 자부심을 은연중 내비치면서.
이처럼 맛이 탁월하고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비싸게 팔리는 음식’ 경쟁에서 중국 요리는 프랑스 요리에 뒤진다.
부가가치라고 해야 하나. 맛도 맛이지만, 그 외의 ‘플러스 알파’ 부문에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각에만 신경을 쓴 게 아니다. 시각, 청각, 촉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이처럼 음식의 질이나 맛은 물론이고 실내 디자인, 그에 따른 식당 분위기, 종업원들의 정중한 서비스 등이 조화를 이뤄 부가가치를 한껏 높인 게 프랑스 음식이라는 것이다.
한국 음식도 이제는 제법 알려진 편이다. 세계의 대도시 어디를 가도 한국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음식은 그러면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을까.
2류, 3류 정도다. 중국, 일본은 고사하고 태국, 베트남 음식에게도 랭킹이 밀려 있다. 맛이 없어서인가. ‘플러스 알파’- 다름 아닌 부가가치 창출 부문에서 낙제점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가 맨해턴에 진출한 ‘우아한 한국 식당’을 대서특필해 다뤘다. 그 성공 비결을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병원 응급실 같이 소란스런 분위기’ ‘무뚝뚝한 서비스’로 특징지어지는 한국식당과 다르다.
이 점을 특히 눈여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수천, 수만의 한국 식당주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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