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혈압·당·콜레스테롤·혈중지방 뭉뚱그린
(Metabolic Syndrome)
일명 ‘신진대사 신드롬’(Metabolic Syndrome: MS)은 알츠하이머나 암과 동일한 양상을 띠지 않는다. 여러 개의 발병 위험 요소들이 혼재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러한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명한 심장전문의들은 미국인 6명 중 1명꼴인 약 4,700만 명이 MS를 앓고 있으며 이들은 MS를 앓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2배, 당뇨병 확률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심장협회는 국립심장·폐·혈관연구소와 공동으로,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개정 지침을 발표했다. 의사들이 MS를 진단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의 중요성을 환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MS를 USA투데이가 최근 특집으로 다뤘다.
미국인 6명 중 1명꼴로 해당… 건강 ‘적신호’
미심장협회 강화된 개정지침 마련 경각심 촉구
“심장병 발병 확률 2배, 당뇨병은 5배 높다”
“의사가 진단할 질환으로 단정할 근거 부족”
제약사 치료약 개발 중… 득보다 부작용 우려 커
종전에는 고혈압, 비만 등 5개 요소 가운데 3개를 지니고 있으면 MS 보유자로 분류됐었으나 개정 지침은 위험요소들의 요건을 완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환자그룹으로 분류되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MS를 ‘신드롬X’로 명명해 유명해진 스탠포드 의대 제랄드 레이븐 교수와 같은 전문의들이 “MS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데 있다. 의학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대체 언제 MS에 대한 진단을 내리게 될지, 언제 제약사들이 이 시장을 대상으로 약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할 지 어리둥절해 진다.
MS는 우선 통일된 개념정의도 없다. 세계보건기구 등 적어도 6개 서로 다른 기구에서 저마다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다. 미당뇨협회와 유럽당뇨연구회는 지난달 학술지 ‘당뇨관리’에 발표한 공동발표문에서 MS를 심장질환이나 당뇨를 측정하는 잣대로 삼기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MS의 인자를 조사한 결과 MS가 심장병이나 당뇨 발병 위험을 더 높인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드롬 X의 아버지’인 레이븐 교수는 MS에 대해 보다 세심한 주의를 요하도록 한 개정 지침 발표를 주도한 미심장협회 등의 조치는 비교적 불확실한 근거로 진단 지침을 새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 지침 작성을 공동주도한 콜로라도 의대 로버트 에켈 박사는 이번 지침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시인했다.
하지만 개정 지침에 흡족해하지 않는 의사들도 심장질환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연구가 행해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MS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필요성을 일깨운 멋진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과연 이러한 개념으로 무엇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지에 대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MS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과 당뇨병 발별 확률이 각각 2배, 5배 높다는 것은 1948년 매사추세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프레밍험 연구에 처음 등장했다. 이러한 접근법에 동의하는 학자들조차도 MS를 줄이는 것이 심장병 예방이나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MS를 팔짱만 끼고 두고 볼일은 아니라고 한다.
이번 개정지침 작성에 동참한 심장전문의 존 스퍼터스 박사는 “MS가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긴 하지만 개정 지침이 너무 앞서 나가 국민들에게 겁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각각의 위험요소들이 개별적으로 미치는 위험보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환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게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질병에 이름을 붙이고 의사들로 하여금 진단을 내리게 하는 것은 단순히 학문적인 작업은 아니다. 미국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는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에 따라 MS를 메디케어로 커버해 주고 있다. 제약사 새노피-아벤티스(Sanofi-Aventis)는 이미 MS에 포함된 다양한 질환 요소를 종합적으로 치유하는 약 ‘리모나반트’(Rimonabant)을 실험하고 있다. 모든 질병 유발 위험요인들을 뭉뚱그려 치료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덕 그린 부사장의 말이다.
개정 지침 작성에 일조한 스퍼터스 박사는 MS치료약을 만드는 게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운동을 적당히 하고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개정지침을 국민들이 준수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만일 MS치료약이 시판되고 부작용이 나와 득보다 실이 많으면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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