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철시
대부분 ‘피난길’
업소들 문 닫고
나무·강력테입 등
피해 최소화 만전
일부는 잔류결심도
허리케인 리타 상륙 20여시간을 남겨 놓은 22일 휴스턴 한인 상당수가 대피길에 올랐고 한인타운 내 모든 업소들이 문을 닫아 말 그대로 폭풍전야의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전날까지 대피 여부를 놓고 망설이던 한인들은 정부의 잇단 대피경고가 나오고, 타인종 주민들의 대피행렬이 줄을 잇자 22일 이른 새벽부터 간단한 짐만 챙긴 채 달라스와 오스틴 등 인근 대도시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10번과 45번, 290번 등 주요 프리웨이마다 한꺼번에 수많은 차량들이 몰리면서 주차장이 돼버려, 평소 1시간 거리가 10시간 이상 소요되고 있으며 일부 한인들은 아예 대피를 포기하고 있다.
달라스로 향하려던 제임스 김씨는 22일 “아침에 집을 나섰지만 프리웨이 진입로부터 차들이 몇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해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며 “현재 상태로 프리웨이를 운전할 경우 달라스까지 적어도 20여시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더욱 큰 문제는 휴스턴 시내와 인근 주유소 거의 대부분이 개스가 바닥났다는 사실”이라며 “수많은 운전자들이 개스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한인들로 북적거리던 롱포인트 로드와 게스너 스트릿에 위치한 50여개의 한인 업소들도 이날 모두 철시, 사실상 인적이 끊긴 상태다. 대부분의 업소들은 허리케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리창을 나무판으로 막거나 강력 테입을 붙여놓았다.
21일까지 정상영업을 했던 코마트 관계자는 “오늘부터 잠정 문을 닫기로 결정, 40여명의 직원들이 대피 길에 올랐거나 집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유리창 보호작업 등을 마치는 대로 우리도 대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휴스턴 잔류를 결정한 한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집을 지키기로 했다는 강병준 휴스턴 한인회장은 “지난 1983년 휴스턴을 강타했던 에리샤도 경험했었다”면서 “비상용품 등을 준비해 놓고 수시로 허리케인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한인회 웹사이트를 통해 대피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올렸다”며 “타 단체장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전화불통 상태가 악화돼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휴스턴 총영사관도 22일 업무를 중단한 채, 본부를 총영사 관저로 옮겨 비상운영에 들어갔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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