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미주권에서 역대 관측된 허리케인 중 최고로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5등급 허리케인 ‘윌마’로 아이티, 온두라스 등 카리브.중미 지역에서 이미 1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19일 집계됐다.
또한 이틀 뒤에는 쿠바 산악지역에 최대 630㎜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되는 등 멕시코를 비롯한 중미.카리브 지역이 재차 대규모 홍수 위기에 직면했다.
카리브해 아이티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한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소한 2천여 가구가 침수된 가옥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윌마는 이번 주말께 남부 플로리다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최남단의 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 키스 지역 관광객들이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은 식수와 통조림 등 비상물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하루전 시속 282㎞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운 윌마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시속 260㎞로 풍속이 약간 떨어진 가운데 멕시코 유카탄 반도 코수멜 섬 남동쪽 460㎞ 해상에 중심을 두고 있다.
곡선 경로를 보이고 있는 윌마는 이틀 뒤인 오는 21일께 쿠바 서부와 유카탄 반도 사이 좁은 유카탄 해협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윌마의 예상 경로는 멕시코의 카리브해변 최대 휴양지 칸쿤과 코수멜 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곳 관광객들의 귀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멕시코 재해당국은 밝혔다.
또 칸쿤 남부 해변에서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MTV 라틴아메리카 비디오 뮤직어워드 시상식이 무기 연기됐다.
윌마의 북상 경로와 인접한 중미 온두라스에서는 카리브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 4명이 실종됐으며 카리브해변 휴양지의 미국 및 유럽 관광객 5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자메이카 및 케이맨 제도에서는 앞으로 최대 38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자메이카의 농부 1명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온두라스와 유카탄 반도 등에도 최대 300㎜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마이애미 소재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밝혔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쿠바에서는 저지대 지역에 체류 중인 관광객들을 비롯해 동부 지역 주민 1천여명을 긴급 대피토록 했다고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가 전했다.
풍속이 조금 떨어진 윌마는 이날 밤으로 접어들며 진행 속도가 느려지면서 향후 세력이 더 약해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허리케인센터는 말했다.
그러나 윌마의 기압은 이날 오전 역대 미주권 허리케인에서 관측된 것으로 가장 낮은 기록인 882헥토파스칼(hPa)로 떨어져 미주권에서 지금까지 관측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바람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기압이 낮을 수록 더욱 강한 바람을 지녔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기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윌마의 힘은 지난 1935년 플로리다 키스 지역을 강타했던 ‘노동절’ 허리케인보다 더 강한 상태다. ‘노동절’ 허리케인은 기록된 상륙 대서양 허리케인 가운데 최고로 강력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상륙 그리고 해상을 포함해 관측 기압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대서양에서 기록된 허리케인으로 가장 강력했던 것은 전설적 허리케인 ‘길버트’다. 888hPa을 기록했던 길버트는 1988년 9월 멕시코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300명의 사망자를 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윌마가 멕시코만 일대의 고공에서 부는 역풍때문에 미국 본토 상륙전 그 세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이동 경로라면 플로리다 지역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허리케인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극도로 위험한 허리케인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이번 허리케인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립허리케인센터 맥스 메이필드 소장은 대규모 인명 손상 가능성이 우리에게 있다면서 이틀만에 열대폭풍에서 최고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한 윌마는 많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올들어 발생한 허리케인 중 대처하기에 가장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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